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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맥주 회사에서 만든 화장품, 금융 회사가 만든 공장?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 맥주 회사가 화장품 업체와 함께 맥주 화장품을 출시하고 있으며, 금융회사가 일상과 연관된 문화공간을 선보이고 있다. 무분별한 사업 다각화가 아닌 주력 사업과 연계성을 가지면서 창의적인 생각과 혁신으로 기업 철학까지 담은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일례로 세계 4대 맥주 회사이자 168년 전통의 덴마크 맥주인 칼스버그(Carlsberg)는 남성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일명 ‘칼스버그 비어 뷰티(Carlsberg Beer Beauty)’. 주류 회사가 뷰티 시장에 도전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번에 선보인 제품은 샴푸, 컨디셔너, 바디로션 3종이다. 각 제품마다 실제 칼스버그 0.5리터를 동결 건조한 뒤 분말로 만들어 피부에 좋은 유기농 재료들과 혼합했다. 칼스버그 생산에 관여했던 연구진들도 화장품 개발에 참여할 만큼 공을 들였다. 칼스버그 글로벌에서 지난 6월 출시 이후, ‘칼스버그 비어 뷰티’ 공식 판매 사이트에서 품절 사태를 기록 중이다.


칼스버그 측은 “맥주의 주원료인 보리, 홉과 이스트 등에 헤어와 피부 미용에 효과적인 비타민 B와 규소가 풍부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맥주 화장품을 만들었다”며, “맥주 회사로서 맥주의 이로운 점을 알리기 위해 출시했다”고 전했다.

세계 뷰티 시장에 뛰어든 국내 유명 연예기획사의 성장세도 무섭다. YG엔터테인먼트는 화장품 개발 전문업체인 코스온과 함께 코스메틱 브랜드 ‘문샷(moonshot)’을 출시, 기존의 경계를 허무는 메이크업 제품을 내놓고 있다. 개성 있는 뮤지션을 배출하고 있다는 강점을 살려, 코스메틱 분야에서도 나만의 개성을 살리고 싶은 젊은 층을 적극 공략하겠다는 포부다.

문샷은 출시 9개월만에 롯데면세점에 입점했으며, 오는 24일에는 세계 최대 명품 그룹 ‘LVMH(루이비통 모에헤네시)’ 산하 코스메틱 편집샵인 세포라(Sephora)’를 통해 싱가포르 11개점, 말레이시아 13개점에 입점될 예정이다.

립스틱 모양이지만 볼 치크와 아이섀도로도 사용할 수 있는 ‘스틱 익스트림’ 등 한 가지 제품을 다용도로 활용할 수 있는 ‘멀티유즈’ 색조 메이크업 제품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는 연예기획사의 단순한 부가 사업이 아닌 제대로 된 코스메틱 사업으로 다각화를 하고 있어 성장세가 주목된다.

한편, 문화와 생활을 아우르는 이색적인 브랜드 활동으로 매번 화제가 되는 기업도 있다.

현대카드는 금융 회사에서도 디자인, 문화 경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혁신적인 행보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 8월초에는 현대카드 본사 3관 10층에 ‘현대카드 카드 팩토리(Card Factory)’를 열었다. 이번 카드 팩토리는 디자인 라이브러리와 트래블(여행) 라이브러리, 뮤직 라이브러리와 언더스테이지에 이어 네 번째 프로젝트다.

현대 금융자본의 상징인 신용카드를 산업자본으로 해석해 아날로그적 감성을 담아 재현했다. 금융 자본의 일면을 보여주는 실제 카드 공장이지만 하나의 공간이 거대한 설치미술처럼 보여 이색적인 느낌을 풍긴다.

이 곳에서는 카드 제작에서 발급까지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으며, 플라스틱 신용카드의 제조 공정을 19세기 산업혁명 시대의 공장 풍경처럼 펼쳐놨다. 현대카드 디자인의 변천사 또한 히스토리 월(History Wall)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겉으로 보면, ‘이 회사가 왜?’라는 의문이 들지만 그 이면에는 기업 철학이 담겨 있다”며, “문어발식 사업 확장보다는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끌어내가 위한 새로운 시각과 혁신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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