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다시 언제 인상할 것이냐로 쏠리고 있다. 시장분석자들은 12월을 점치고 있지만, 내년으로 넘길 수 있다는 의견도 많다. |
▶ 연내 인상은 어렵다=이번 금리동결 결정투표에는 FOMC 위원 10명 중 9명이 찬성했다. 반대자는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한 제프리 래커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장 뿐이었다.
연준의 주요 물가지표인 핵심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지난 7월에 전년 동월대비 1.2% 오르는 데 그쳤다. 2011년 3월 이후 최저치다. 이번 FOMC 회의 직전 발표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0.1% 하락하며 7개월만에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주 발표된 8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넉 달 만에 상승세를 멈췄다.
게다가 연준은 지난 6월 0.6∼0.8%였던 올해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 예상치를 이날 0.3∼0.5%로 낮췄다. 동시에 내년의 PCE 물가지수 예상 상승률도 1.6∼1.9%에서 1.5∼1.8%로 내려 잡았다. 물가전망은 금리결정의 핵심이다. 어둡게 봤다면 금리인상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함을 인정한 셈일 수 있다.
▶ 자꾸 미루다 화(禍) 키울라…연내 인상을=FOMC는 투표권을 가진 10명 외에도 투표권은 없지만 회의에 함께하는 7명이 있다. 이들 17명이 특정시기까지의 적정 기준금리 수준을 제시하는 ‘점도표’ 분포에서 올해 말의 금리로 0.25%∼0.5% 구간을 제시한 사람이 7명으로 가장 많았다. 가장 높은 수준인 0.75%∼1% 구간은 1명만 제시했다. 또 금리인상 시점으로 올해를 택한 사람은 13명, 내년을 택한 사람은 3명이었고 나머지 1명 만이 2017년을 지목했다. 투표권이 있는 10명 중 동결을 택한 9명 중에도 상당수가 연내 인상의 필요성에 동의한 셈이다.
미국의 임금과 물가가 여전히 연준의 2% 목표치를 밑돌고 있지만, 물가가 오르기 시작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잡지 않으면 더 공격적인 긴축이 불가피해진다. 자산가격 거품도 마찬가지다. 최근 미국 증시 등의 거품론이 조금씩 나오고 있다. 초저금리 정책에 따라 높아진 자산 가격은 거품의 크기가 커질수록 그 붕괴에 따른 파괴력도 커진다.
작년 9월 미국의 실업률은 5.9%로 4년만에 처음으로 5%대에 진입했다. 올 8월에는 5.1%로 미 의회예산국(CBO)이 추정하는 자연실업률 5.45%를 밑돌았다. 완전 고용상태에서의 실업률 또는 물가 상승세를 가속화시키지 않는 수준의 실업률을 자연실업률이다.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닷컴버블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데는 성공했지만, 금리인상을 통한 정상화에는 더뎠다. 그 탓에 주택거품, 즉 글로벌 금융위기를 초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경제는 2010년부터 경제가 회복돼 6년째 경제가 확장되고 있어 금리인상을 통해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위기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한편 매년 8번 열리는 FOMC 중 올해에는 10월(27∼28일)과 12월(15∼16일) 등 두 번 남아 있다. 그리고 내년에는 1월(26∼27일) 회의를 시작으로 3월, 4월, 6월 등 상반기에 4번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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