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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 난민 상대 여권장사(?)…유럽 고민 더 키우나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시리아 정부가 올해 발급하기 시작한 새로운 여권이 시리아 난민들에게 ‘유럽행 티켓’이 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AP통신은 시리아 정부가 지난 4월 여권 없이 불법으로 시리아를 탈출한 난민들에게 외국 주재 대사관에서 새로운 여권을 발급하겠다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독일 정부가 처음 도착한 국가와 상관없이 시리아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수많은 난민이 새 여권을 발급받아 독일로 향하고 있다.

여권이 있는 시리아 난민은 터키에 합법적으로 입국할 수 있으며 독일에서 시리아 난민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AP통신은 요르단의 시리아 대사관 앞에는 매일 수 백명의 시리아 난민이 여권을발급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고 전했다. 여권 발급 비용은 400달러(약 46만 원)이지만 일부 난민들은 유럽으로 가는 첫 번째 준비물인 여권을 얻으려고 아내의 반지와 목걸이까지 팔고 있는 형편이다.

요르단 주재 시리아 외교관 아이만 알로시는 여권 발급의 목적은 시리아인들을 돕기 위한 것으로 난민들의 유럽행을 부추기려는 의도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요르단 대사관에서만 지난 한달간 약 1만 개의 여권이 새로 발급됐다고 밝혔다.

여권을 발급받고자 줄을 서 있는 알리 무함마드(33)는 “여권을 받자마자 터키로갈 것이다”고 말했다.

난민들의 최대 희망지는 유럽 연합이다. 그런데 헝가리를 비롯한 상당수 유럽국가들이 물리력까지 동원해 난민 입국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 독일 조차도 최근 국경 통제를 강화하며 난민수용에 대한 호흡을 조절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의 여권발급으로 난민이 늘어날 수록 유럽의 고민도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다.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이후 400만 명의 시리아인들이 고국을 떠나 인접국가인 레바논, 터키, 요르단, 이라크 등지에서 지내고 있다.

이들 지역의 난민캠프에서는 직업도 가질 수 없어서 많은 난민이 더 나은 삶을 위해 유럽으로 가기를 원하고 있다. 자금난에 허덕이는 국제구호단체들은 시리아 정부의 새여권 발급으로 인근 난민들이 줄자 난민캠프의 식량 배급과 지원을 줄이고 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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