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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퍼리치] ‘레이디 가가’ 와 ‘우버’의 공통점은?…답은 ‘이 남자’에게
[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윤현종ㆍ김현일 기자] 지금은 세계적인 팝스타가 된 레이디 가가(Lady Gaga)는 데뷔 전 뉴욕 게이클럽에서 뛰어난 키보드 연주 실력과 튀는 퍼포먼스로 소문이 자자했다. 한 레코드사와 계약했다가 해지당하며 쫓겨난 가가는 ‘쥐꼬리만한’ 출연료를 받고 매일 밤 클럽 무대에 섰다.
 
하지만 2008년 첫 싱글 앨범을 낸 이후 가창력은 물론 작곡실력과 행위예술에 가까운 퍼포먼스로 단숨에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으며 월드스타에 올랐다. 가가의 자산은 현재 2억5000만달러(한화 약 3000억원)로 평가된다.


2015년 현재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된 ‘우버’의 창업자 트래비스 칼라닉(Travis Kalanick)은 과거 두 번의 사업실패와 파산, 소송전 등을 겪으며 역시 우울한 시간을 보냈다. 수렁에 빠져있던 칼라닉이 2009년 세 번째로 창업한 우버는 대박을 터뜨리며 ‘쾌속질주’ 중이다. 그 몸값만 510억달러(약 60조원)로, 전 세계 스타트업 중 최고 가치를 자랑한다. 한때 백수였던 칼라닉 본인도 지금은 자산 60억달러(약 7조원)의 슈퍼리치가 됐다.

우버 창업자 트래비스 칼라닉

이처럼 서로 다른 영역에서 비슷한 길을 걸어온 레이디 가가와 트래비스 칼라닉을 하나로 이어주는 키워드가 있다. 바로 트로이 카터(Troy Carterㆍ42)다. 카터는 가가를 정상에 올려놓은 전 매니저이자 우버의 초창기 투자자다. 실리콘 밸리와 LA 엔터테인먼트 업계를 오가며 두 개의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무엇보다 재능 있는 뮤지션과 기업가만을 골라내는 독보적인 안목을 자랑한다.

클럽을 전전하던 가가는 2007년 매니저 카터를 만나 가수인생의 반전을 모색했다. 2009년 중반부터 가가의 인기는 빠르게 오르기 시작했다. 이듬해 카터는 가가가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것이라 직감하고 월드투어 공연을 준비했다. 당시 카터의 머릿속엔 어떻게 월드투어를 기획할 지, 어떻게 하면 가가의 수입을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을 지 같은 생각으로 가득했다. 

그만큼 카터와 가가는 매니저와 가수로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하버드 경영대학원에서 가가의 성공모델을 놓고 사례연구를 할 정도였다. 당시 연구를 이끌었던 교수는 “가가의 성공 뒤엔 카터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해당 교수는 “경이적이라고 할 만큼 가가의 인기는 빠르게 올라갔다. 그렇게 빨리 정상에 오른 스타를 관리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투어를 하고, 앨범을 내고, 사람들을 만나 계약을 하고 이런저런 일을 하면서 매니저는 엄청난 양의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 거기엔 언제나 상당한 위험이 따른다”고 말했다.
 
레이디 가가와 트로이 카터

그만큼 카터는 묵묵히, 때때로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의 가수가 재능을 마음껏 발현할 수 있도록 뒷받침했다. 가가를 통해 일종의 ‘경영’을 한 셈이다. 가가도 카터가 기업가적 본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새로운 스타에 목말라했던 대중은 레이디 가가가 등장하자 열광했다.

그 사이 카터는 실리콘 밸리에도 발을 들였다. 창업자가 아닌 투자자로 신생 IT기업들의 돈줄이 됐다. 우버는 물론 리프트(Lyft), 드롭박스(Dropbox), 스포티파이(Spotify), 와비 파커(Warby Parker) 등이 모두 그의 투자 목록에 들어 있다. 이들 기업들은 현재 모두 기업가치가 10억달러가 넘는 ‘빌리언달러 스타트업 클럽’에 들어가 있다. 그만큼 카터는 가능성 있는 기업가들을 먼저 알아보고 투자자가 돼줬다.

하지만 카터는 5년 전까지 ‘벤처 투자자(venture capitalist)‘라는 용어자체를 몰랐을 만큼 실리콘 밸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반(反) 실리콘밸리’ 입장에 서있었던 인물이다. 가수 매니저였던 만큼 음원을 싼값에 다운로드하는 환경을 만들고, 해적판을 양산하며 콘텐츠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IT기업들에게 반감을 갖고 있었다.

트로이 카터

게다가 IT에 대해 지식도 얕고, 경험도 없어 처음엔 ‘겸손한’ 자세로 접근했다. 하지만 가가의 매니저를 하며 잔뼈가 굵은 그는 투자에 강한 자신감을 가졌다. 카터는 언론 인터뷰에서 “(매니저를 하면서) 하나의 브랜드를 만들고, 거기에 이야기를 입히고, 마케팅을 하며 대중에게 스토리를 전하는 것은 이미 오래 해봤기에 자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창업자들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게 뭔가?’, ‘내가 뭘 도와주면 되겠나?’라고 물으며 그들과 자주 의견을 나눴다”고 했다.

그 결과 카터의 투자를 받은 신생 기업들은 승승장구했다. 가가와 우버를 동시에 히트시킨 카터의 안목도 인정받았다.

지금도 그는 ’양다리‘를 걸치고 있다. ‘아톰 팩토리(Atom Factory)’라는 새로운 매니지먼트 회사를 설립하고, 레이디 가가를 이을 아티스트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동시에 ITㆍ연예ㆍ문화산업계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돕는 10주 프로그램 ‘스매쉬드 랩스(SMASHD Labs)’를 최근 만들었다. 이제 또 어떤 히트상품이 그의 손에서 나올 지 대중은 카터의 ‘눈’을 주목하고 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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