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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짝퉁 명화보다 못한 한국화 명품’ 굴욕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짝퉁 명화는 76만5000원, 한국화 명품은 50만원’

한국은행이 소장한 미술품들의 이해할 수 없는 감정가가 도마에 올랐다. 


기획재정위원회 심재철 국회의원(안양 동안을)이 한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한국은행이 한국미술품감정평가원에 의뢰해 감정평가한 작품들 중 샤갈의 그림 및 주안 미로의 그림을 복제한 그림이 각각 49만2000원, 76만5000원으로 평가된 반면,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에서 여러 차례 특선을 차지하고 사실적 산수화로 유명한 강지주 화백의 한국화 ‘청산’은 불과 50만원으로 평가됐다. 게다가 이 그림은 한국은행이 소장하고 있는 630점의 동양화 가운데 30점을 가려 펴낸 ‘근현대 한국화 명품 30선’에서도 첫번째 작품으로 소개된 22호 크기의 걸작이다. 한은 스스로가 한국화 명품으로 치켜세우고는 한편으론 50만원의 저가작품으로 매도한 셈이다. 강지주의 그림은 10호 크기가 130여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호당 가격으로 친다면 200만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한국화 명품 30선 중 곽남배의 ‘묵매’, 안동숙의 ‘천도’, 정은영의 ‘화접도’도 마찬가지로 50만원으로 매겨졌다. 국전에서 여러 차례 수상경력이 있는 한국화단의 명화백들에게 서양화의 짝퉁 그림보다 못하다는 굴욕을 안겨준 셈이다. 


뿐만 아니라 제주 예술의 대표로 손꼽는 서예가이자 한국화가인 김광추의 서예작품들은 1점당 20만원으로 감정됐다. 부총리와 한은 총재를 지냈던 조순 전 총재의 서예작품이 하나같이 300만원으로 평가된 것과 대조적이다. 김광추와 비견되는 제주 예술의 대표서예가 현중화의 작품이 100만~150만원으로 평가된 것과도 비교된다.

한은이 현재 소장한 미술품 1031점의 시가는 60억4734만원으로 평가됐다.

이 가운데 문학진의 한국화 ‘조춘’은 1963년 7만원에 구입해 5000만원으로 가격이 오랐고, 1959년에 1만5000원을 주고 사들인 허백련의 ‘어형초제’도 2000만원이 됐다. 반면 1200만원에 구입한 강호문의 그림은 25만원으로 평가되는 등 7억2414만원으로 구입한 253점의 미술품은 모두 3억8390만원으로 평가돼 거의 반토막이 났다. 한은은 65년 동안 2001년과 2012년 두 차례만 시가감정평가를 의뢰했었다.

심 의원은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미술품은 2012년부터 모두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일원화해 관리하고 있는데, 한은도 이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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