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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소자 휘어지면 광전기 효과 100배 증폭된다”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국내 연구진이 물질이 휘어질 때 광전기(光電氣) 효과가 100배 증폭되는 것을 발견하고 그 원인을 규명했다.

광전기 효과는 빛 에너지가 전기 에너지로 전환되는 현상이다. 이 효과를 이용하면 온실가스 배출 없이 전기를 만들 수 있다. 전 세계적으로 안정적이고 저렴하며 효율이 높은 광전기 효과를 발생시키는 물질과 구조를 찾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물질이 휘어질 때 광전기 효과가 발생함을 나타낸 개념도. [사진=카이스트 제공]

기존 태양광 소자들은 다른 물질을 붙이거나 P형-N형 반도체를 접합하는 등 두 개 이상의 물질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광전기 효과를 일으켰다.

하지만 카이스트(KAIST) 물리학과 양찬호 교수 연구팀은 단일 물질에서도 휘어지는 변형이 발생했을 때 마치 두 물질의 경계면에서 광전기 효과가 일어나는 것과 흡사한 현상을 발견했다. P형-N형 반도체 접합에서만 가능했던 전기장 생성이 단일 물질의 휘어짐으로도 가능함을 확인한 것인데, 이로써 좀 더 효율적인 광전기 소자 제작이 기대된다.

그동안 물질의 일반적인 휘어짐으로는 얻을 수 있는 광전기 효과가 크지 않아 실용성이 없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나노미터 크기의 구조까지 관찰해 물질이 자발적으로 매우 크게 휘는 구간을 발견했다.

특히 수십 나노미터(1억분의 1m)의 곡률(曲律)로 크게 휘어진 이 물질이 통상적인 물질에 비해 100배 증폭된 광전기 효과를 생성함을 규명했다. 나노미터 규모의 미시적 구조에서는 물질이 크게 휘어진 상태가 흔하게 존재하기 때문에 연구팀의 규명은 작은 나노소자 연구에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연구팀은 물질 표면의 전기기계적 성질을 10나노미터의 해상도로 이미지화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전기장 분포를 유추할 수 있어 다양한 나노스케일 연구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양 교수는 “휘어진 정도가 큰 경우에 플렉소전기 현상의 비선형 움직임이 중요함을 제안했다.”며 “이러한 비선형 거동은 전기기계적 성질의 계보를 잇는 새로운 현상으로 학술적 가치가 높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KAIST 김용현 교수, 포항공대 조문호 교수, 오상호 교수, 포항 가속기연구소 구태영 박사, 재료연구소 최시영 박사 등과 공동으로 진행됐고,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을 통해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나노과학기술 분야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Nature Nanotechnology)’ 지난달 31자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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