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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 정몽준의 FIFA회장 꿈이 실현되려면
스위스 취리히의 존넨베르히 언덕에 자리잡은 국제축구연맹(FIFA) 본부는 축구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한번 가고픈 로망의 장소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게임인 축구 행정을 주무르는 최고 권력기관답게 거대한 요새와 같은 위용을 자랑한다. FIFA는 UN회원국(193개)보다 많은 209개의 회원국을 보유한 세계 최대 스포츠 단체로서 세계적인 영향력으로 인해 지정학적인 요인이 많이 작용한다. 111년 역사 동안 FIFA를 총괄하는 회장자리를 백인들이 독차지 한 것은 절대적으로 백인들끼리의 배타적인 지배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내년 2월26일 FIFA 본부에서 209개 회원국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이미 사퇴를 밝힌 제프 블래터 회장 뒤를 이을 차기 회장을 뽑는 세기적인 선거가 펼쳐진다. 새 FIFA 회장은 블래터 회장 등 기존 집행부가 부패추문으로 얼룩지며 물러난만큼, 기존 체제를 일소하고 깨끗하고 투명한 새 체제를 짜야한다는 시대적 사명과 역할에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따라서 백인들의 독점자리가 아닌, 세계축구발전이라는 큰 틀에서 지역, 인종, 체제의 벽을 넘어 화합과 협력관계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인물이 새 회장으로 뽑혀야 한다.

현재 후보 구도를 보면 세계적인 축구스타출신인 유럽축구연맹 미셸 플라티니 회장과 FIFA 부회장을 지낸 대한축구협회 정몽준 명예회장 2명이 회심의 일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알리 빈 후세인 요르단 왕자, ‘하얀 펠레’로 불렸던 코임브라 지쿠(브라질),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 등도 거론되고 있지만 아무래도 플라티니 회장과 정몽준 회장이 가장 유리하지 않을까 싶다. 두 사람이 탄탄한 조직력과 행정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일단 현재 판세로는 플라티니 회장을 정몽준 회장이 추격하는 모양새이다. 블래터 회장측의 기존 지지세력을 흡수하며 백인들의 연대층을 넓혀나가는 플라티니 회장은 FIFA를 안정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명분을 앞세워 실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플라티니 회장측은 정몽준 명예회장의 강력한 도전을 의식한 듯, 정 회장과 관련된 의혹들을 끄집어 내는데 신경을 곤두 세우고 있다. 정몽준 명예회장이 2022년 월드컵 유치전에서 후진국 축구발전을 위한 ‘글로벌 풋볼펀드’를 조성한 것이 FIFA 집행위원들에게 이권을 제공하거나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플라티니 회장측의 주장도 이런 맥락에서 불거진 것이 아닌가 한다.

정몽준 명예회장측도 플라티니 회장측의 ‘부정 선거’ 의혹을 공개하며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 축구연맹이 최근 회원국의 요청이나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거의 모든 회원국들에게 플라티니 회장을 FIFA 회장으로 추대한다는 추천서 양식을 보냈다”며 이같은 행위가 아프리카축구연맹에서도 자행됐다고 정몽준 명예회장은 특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정몽준 명예회장이 FIFA 회장의 꿈을 이루기 위해선 상대 비방의 폭로전보다는 FIFA가 세계적인 기구임을 지적, 백인이 아닌 사람도 이제 회장으로 받아들여야 명분상으로 더 낫지 않겠느냐고 각국 회원국을 상대로 직접 어필하면 더욱 효과적인 선거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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