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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탱크 그리는 조카ㆍ파편에 잃은 아들…헝가리에 모인 난민들 사연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 해안가로 쓸려 내려 온 세 살배기 아기의 사진으로 유럽 각국이 적극적으로 난민을 수용할 뜻을 밝힌 가운데 새 삶을 찾아 유럽에 도착한 난민들의 사연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켈레티 역에 모인 난민들의 이야기를 6일(현지시간) 전했다.

동생, 친척들과 함께 시리아를 떠난 하즈 핫산씨는 본래 상당히 부유한 삶을 누렸지만 전쟁의 여파로 결국 고국을 떠나지 않을 수 없었다. 알누스라전선과 IS와의 전투는 마을에 있던 집 두채를 무너뜨렸다. 크레용과 종이를 가져다주자 군인, 탱크, 폭탄을 그렸던 6살짜리 조카딸의 모습은 그의 결심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그는 “우리는 더 이상 아이가 이런 세상에 살기를 원치 않았다”고 말했다.

고국을 떠나길 원치 않았던 부모님과는 작별했다. 그들은 벌써 부모님이 그립다고 말했다.

우여곡절 끝에 유럽 땅을 밟았지만 언젠가 고국으로 돌아가 이루고 싶은 꿈도 있다. 핫산씨는 “나의 나라로 돌아가 교수가 돼 사람들을 가르치고 싶다. 사람들이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33세의 골레자르 시두르씨는 포탄 파편에 아이를 잃었다. 7살 난 아들이 거리에서 놀다 목숨을 잃자 시두르씨 부부는 다른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가까스로 탈출은 했지만 여정 또한 쉽지 않았다. 그의 가족은 대부분의 밤을 실외에서 보냈다. 한 번 정도는 세르비아 당국이 개방해 둔 유치원에서 캠핑을 했고 불가리아와 세르비아 사이의 숲을 걷느라 아예 잠을 잘 수 없었던 날도 있었다.

켈레티 역을 떠날 날만 기다리고 있는 그는 “음식과 마실 것을 제공받고 있지만 사람들이 와서 우리를 공격할까 겁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극우 성향의 훌리건들이 폭죽을 캠프장으로 던지기도 했다.

점차 내려가는 기온도 걱정이다. 그는 “겨울이 다가오고 있고, 아이들은 병에 걸릴 것”이라면서 “아이들이 없이는 내 삶도 없다”고 호소했다.

심장 전문의를 꿈꾸는 아프가니스탄의 11살 소녀도 있었다. 소녀의 부모는 아이가 다니는 학교를 상대로 무장 단체들이 공격을 감행할까봐 우려돼 고국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늘 더 많은 공격들이 일어났다”면서 당시 상황을 회상한 하디세 호세이니는 독일에 도착해 학교로 돌아가 꿈을 이루기를 소망하고 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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