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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너무 다른 민주당 경선…클린턴, 샌더스 상대 비방 ‘無’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민주당 대통령 예비선거 후보 경쟁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버니 샌더스 버먼트주 상원의원 간에 상대에 대한 ‘무플’ 전략이 이목을 끌고 있다. 공화당에선 도널드 트럼프를 중심으로 17명 경선후보들이 서로 물고 뜯는 비방전이 난무한 것과는 상반된 그림이다.

7일 미국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지난 주말 유세에서 클린턴과 샌더스는 서로에 대해 단 한마디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클린턴은 30분간 한 연설에서 ‘버니 샌더스’란 단어를 쓰지 않았다. 샌더스 역시 1시간 가량 연설에서 77차례 박수를 받는 동안 클린턴 등 다른 민주당 경선후보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

지난달 아이오와주 클레어레이크에서 유세 중인 힐러리 클린턴.

두 후보 간 지지율이 날로 좁혀지며 경합이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상대에 대한 언급을 자제한 것이다.

샌더스는 5일 아이오와주에서 진행한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40여년 정치 이력 중에 한번도 누구를 공격한 적이 없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미디어는 내가 클린턴을 공격하고, 끔찍한 말들을 하고, 나만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후보이며 나와 경쟁하는 이는 바보 취급하기를 바라겠지만, 그런 것은 누구도 믿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난달 아이오와주 클레어레이크에서 유세 중인 버니 샌더스.

WP는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남긴 유명한 공화당 ‘11계명’ 중 하나인 ‘공화당 동료 의원들을 서로 헐뜯지 마라’는 계명이 공화당에선 지켜지지 않고 민주당에서 지켜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발주자 샌더스가 선발주자를 겨냥한 공격적 언사를 자제하는 것은 미리 계산된 전략이란 분석이다. 1위 후보를 비방할 경우 오히려 잠재적 지지자들까지 이탈할 수 있으므로, 그보다는 정책 차별화를 꾀한다는 포석이다.

실제 이런 전략이 맞아떨어졌는 지 샌더스 지지율은 최근 가파르게 올라 일부 선거구에선 클린턴을 역전하기 시작했다. NBC-마리스트 공동조사에서 뉴햄프셔주에서 샌더스는 41%로, 클린턴(32%)을 9%포인트차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조사에선 이 지역에서 샌더스는 32%로 클리턴(42%)을 10%포인트로 뒤졌었다. ‘정치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주에선 클린턴 38%, 샌더스 27%로 7월에 24%포인트에 달하던 양측간 격차가 11%포인트까지 줄었다.

블룸버그조사에선 아이오와주에서 클린턴 지지율은 37%로 샌더스 30%를 겨우 7%포인트 앞섰다.

앞으로 선거전이 달아올라도 양측이 상대 비방을 삼가하는 자제력을 유지할 수 있을 지 관심을 끌고 있다. 당장 양측은 10월13일로 예정된 민주당 후보 토론회에서 마약과 술 중독, 학자금 대출, 임금 격차 등 세부적인 문제를 두고 토론을 벌일 예정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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