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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의 아이들①]‘학교 정글’의 민낯…자살ㆍ검정고시 ↑
[헤럴드경제=서경원ㆍ배두헌 기자]최근 서울 양천구의 한 중학교에서 발생한 부탄가스통 폭발 사건은 우리 청소년들이 병들어가고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단 지적이다.

실제로 우리 청소년들의 학업 스트레스 지수와 불행지수는 부끄럽게도 세계 최고다. 최근 7년간 스스로 목숨을 끊은 학생은 1000명에 이른다.

학교를 떠나는 아이들도 점점 늘고 있고, 아예 제도권 밖에서 검정고시를 선택한 학생들도 많아지고 있다. 


7일 교육부에 따르면 2008년 이후 작년까지 7년간 자살한 청소년이 1000명에 이른다. 매해 100~200명의 청소년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작년 한해만 118명이 자살했고, 올해도 8월 현재 61명의 학생이 한창 꽃피울 나이에 일찍 생을 마감했다.

올해 학생들의 자살 원인으론 가정문제가 17명으로 가장 많았고, 성적문제가 14명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성적 비관으로 인한 자살수는 매년 늘고 있다.

이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세계 최고 수준인 학생들의 스트레스 통계를 통해서도 나타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올초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0~17세)들의 학업 스트레스 지수는 50.5%로, 유엔아동기금(UNICEF) 조사 대상국가인 29개국에서 가장 높았다.

이렇다보니 아이들의 행복지수는 가장 밑바닥에 있다. 

방정환재단과 연세대학교가 작년 전국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까지 6946명을 대상으로 주관적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74였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은 100으로 6년째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자퇴 후 검정고시를 보는 학생들도 많아지고 있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지난해 4년제 대학 신입생 중 검정고시 출신은 5518명으로 2007년(4020명)보다 37% 증가했다. 전체 입학생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1%에서 1.5% 가까이로 늘었다.

아예 학업을 중단하는 학교 밖 청소년들도 늘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매해 5만~6만명 가량의 청소년들이 학업을 중단하고 있는데,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파악조차 안되는 아이들이 누적치로 28만명(2013년 기준)에 이르고 있다.

7일 교육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의 경우 초ㆍ중ㆍ고 재학생 628만5792명 가운데 5만1906명(0.83%)이 학업을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질병, 해외출국 등을 제외한 부적응 사유로 학업을 중단한 학생은  2만8502명으로 전체 재학생의 0.45%다.

학교급별로 살펴보면 고등학생이 2만249명으로 가장 많고 중학생이 5476명,  초등학생이 2777명으로 집계됐다.

권일남 명지대 청소년지도학과 교수는 “청소년문제는 복합적 결과로 나타나는 것인데 어른들은 사건 중심으로만 바라보기 때문에 해결이 안되고 있다”며 “스트레스에 몰려있는 아이들의 에너지를 즐겁게 풀어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청소년 문제 해결의 키”라고 설명했다.

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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