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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금리결정 D-10]강해지고 싶은 美 vs 막아야 하는 中…통화전쟁 승자는?
Fed, 이달 17일 기준금리 결정
외환 3조5000억불 보유 中, 달러유출 우려
중국경제에 볼모 잡힌 신흥국도 노심초사
달러로 빚 낸 국가-기업 상환부담도 급증
유럽연합도 금리인상 반대 목소리



관건은 향후 열흘간의 중국 경제다. 비교적 괜찮은 조짐이 많아진다면 금리인상이 유력하다. 반면 어려움이 계속 드러난다면 인상시기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더 나빠야 덜 나빠지는 아이러니(irony)한 상황이다.

최근 경제지표가 계속 좋은 곳은 전세계에서 미국이 거의 유일하다. 생산, 소비, 고용 모두 시장예상을 웃도는 숫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 5년여간의 양적완화(QE)의 결과다. 경제가 좋아지는 지금 0%인 비정상적인 금리수준을 정상화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다음 경기부진 사이클에서 사용할 통화정책 수단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르바 ‘재장전(reload)’ 타이밍이다.

미국과 중국의 통화전쟁 승부가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오는 17일 정오, 9월 기준금리를 전격 결정한다.

연준 고문을 지낸 존스홉킨스 대학 존 파우스트 교수는 최근 브루킹스연구소의 한 행사에 패널로 참가 “미국의 정책결정자들은 오로지 미국 경제를 위한 결정을 내리기 위해 중국이 일으킨 소용돌이 너머까지 바라보려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다른 나라 사정이 아닌 미국 경제의 이익이 가장 중요한 판단근거라는 설명이다.

미국은 내수소비와 수출의 비중이 70대 13이다. 게다가 수출 가운데 단 7%만이 중국행(行)이다. 중국 경제성장이 1% 하락해도 미국에 미치는 영향은 0.1%포인트의 성장둔화라는 게 도이치방크의 분석이다. 골드만삭스는 미국 여러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서 활약하고 있지만 매출에서 차지하는 직접 비중은 단 2%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 대형은행들의 중국 관련 자산은 총 자산의 3%에 불과하다고 소개했다.

최근 중국발 경제불안으로 미국 경제가 입은 타격은 내년 경제성장률 0.2%포인트 가량의 감소에 불과하다고 추정했다. 종합하면 전세계 주요 국 가운데 중국 경제에 문제가 생겨도 제일 멀쩡한 나라가 미국인 셈이다.

하지만 이는 직접적인 영향일 뿐이다. 중국 경제에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신흥국에 충격을 주고 이는 글로벌 교역과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의 대중 직접 수출 비중은 미미하지만, 신흥국으로의 수출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한다. 아울러 신흥국 금융시장에 투자한 외국자본의 상당 부분도 미국 돈이다. 중국발 경기둔화로 공산품과 원자재를 수출하던 신흥국들의 무역수지가 악화되고 있고 이는 신흥국 통화약세로 이어졌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 통화약세는 더욱 가중될 수 밖에 없고, 달러로 빚을 빌린 정부와 기업들의 상환부담도 급증하게 된다. 달러 자금의 신흥국 이탈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게 뻔하다. 신흥국 외환위기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

3조5000억이 넘는 외환보유고를 가진 중국도 달러 자금 이탈에는 겁을 먹을 수 밖에 없다. 달러강세가 뚜렷해지면 외국인 자금 뿐 아니라 국내 자금도 해외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커져 국내 투자와 소비에는 치명적일 수 있어서다. 중국 정부가 최근 외환통제를 강화한 것도 이 같은 자산이탈을 염려한 초지라는 해석이 많다.

지난 주말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G2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는 미국의 금리인상을 어떻게 해서든 막아보려는 ‘팀 인터내셔널’의 노력이 쏟아졌다.

우선 미국의 무역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는 인위적인 통화가치 인하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중국도 금융시장 개방과 시장환율제도의 도입, 각종 정보의 투명한 공개를 다짐했다.

특히 러우지웨이(樓繼偉) 중국 재정부장은 “중국 경제가 향후 5년 간 매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될 것이며, 이러한 상황은 최장 10년 간 지속될 수도 있다”고 고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그는 “제조업 성장 둔화를 만회하기 위한 서비스 섹터 강화 구조조정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소개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미국이 금리인상을 하면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이 0.3%포인트 하락할 것”이라고 경고도 나왔다.

한편 블룸버그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9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확률은 지난 주말 현재 34%다. 8월 말 중국 금융시장의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의 26%보다는높아졌다. 이 수치는 그리스 사태가 한창이던 7월 초 21%까지 떨어졌지만, 그리스 사태가 진정된 8월 초에는 54%로 치솟기도 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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