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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휴가 끝? 겨울휴가 준비!’…휴가 보고 사는 직장인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 대기업에 다니는 4년차 직장인 홍유미(29ㆍ가명)씨는 지난달 여름 휴가기간을 이용해 스페인 여행을 다녀왔다. 꿀맛 같은 휴가를 보내고 돌아온 홍씨는 틈 날 때마다 항공권을 검색 중이다. 올 겨울엔 호주로 떠나기로 일찌감치 마음먹고 저렴한 가격에 구입 가능한 ‘얼리버드’ 항공권을 찾고 있다. 설 연휴나 같은 부서 동료들이 쓸 만한 휴가일을 제외하면 항공권을 미리 준비하기 어렵지 않다는 게 그의 말이다. 홍씨는 “스페인에서 돌아오자마자 겨울 휴가지를 정했다”면서 “항공권만 마련해 놓고 앞으로 겨울 휴가를 생각하며 반년을 버틸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이 사실상 마무리된 요즘, 여름 휴가를 다녀오자마자 겨울 휴가 계획을 세우는 2030 직장인이 적지 않다. 이른 휴가 계획을 통해 업무 능률도 올릴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이야기다.

▶“1년 내내 휴가기분”…직장스트레스 해소법=해외여행을 즐기는 젊은 직장인들 중에서는 하절기ㆍ동절기 휴가지를 미리 정하는 이들이 많다. 항공사가 항공권을 미리 판매하는 대신 가격을 크게 낮춘 얼리버드 항공권을 이용하면, 알뜰하게 해외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발빠른 휴가 준비는 업무 스트레스를 푸는 한 방법이 되기도 한다.

홍씨는 “격무 때문에 힘들다가도 겨울 휴가 생각을 하면 기운이 난다”면서 “휴가 때 어디를 갈 지 미리 정해두면 휴가 기분을 낼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지방의 한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서모(30ㆍ여)씨에겐 “여름엔 겨울 휴가를, 겨울엔 여름 휴가를 준비하는 게 직장생활의 유일한 낙”이다. 서씨는 “회사에서 고된 업무에 시달리다가 집에 오면 무기력증에 빠지는 것 같다”면서 “그럴 때 휴가 계획을 세우면 불쾌한 기분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고 전했다.

▶“눈치 안보고 싸게 여행도 가능”…9∼10월 노려=일부러 휴가일을 뒤로 늦춰 9월이나 10월에 여름 휴가를 떠나는 ‘늦깎이 휴가족’도 있다. 어딜 가든 관광객 수가 적은 비성수기여서,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항공권이나 숙박권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방 소재 공기업에 다니는 장모(31ㆍ남)씨는 10월 크로아티아 여행을 계획 중이다. 원래 7월에 다녀오려고 했지만, 예상보다 비싼 항공권 가격 부담에 휴가를 뒤로 미뤘다. 장씨는 “남들이 많이 자리를 비우는 7∼8월을 피해 늦게 휴가를 쓴다고 했더니 상사의 반응도 좋았다”면서 “상사 눈치 안 보고 편한 마음으로 휴가를 보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번에 휴가를 다 쓰지 않고 ‘쪼개기 휴가’를 선택하는 이들도 있다.

대학병원 행정직원인 박정연(33ㆍ여)씨는 8월과 9월 두 번으로 휴가를 나눠 간다. 주말을 끼고 이틀, 사흘씩 휴가를 내면 2배의 효과를 낸다는 생각이다. 8월엔 집에서 여유롭게 휴식을 가진 박씨는 이달 중순에는 홍콩으로 떠날 계획이다. 박씨는 “동남아 여행은 짧은 일정으로도 가능해 휴가를 쪼개서 신청했다”면서 “휴가 후유증으로 지칠 때쯤 또 휴가를 떠날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설명했다.


sp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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