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에 인수된 외식업체들이 사업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향후 재매각을 위해 실적을 높이기 위한 것이지만, 단기적인 매각 차익보다는 회사의 중장기적인 가치 증대에 힘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사모펀드가 인수했거나 투자한 외식업체는 놀부, BHC, 버거킹, KFC, 크라제버거, 할리스커피, 공차코리아, 강호동육칠팔, 매드포갈릭 등 10여곳에 이른다.
그 가운데 놀부는 사모펀드가 외식업체를 인수한 최초 사례다. 지난 2011년 모건스탠리PE가 12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놀부는 앞서 언급한 브랜드들 외에도 지난 4년 동안 숯불애장닭과 한정식 브랜드 오색찬연, 뷔페 엔테이블, 놀부화덕족발, 맑은설렁탕담다 등을 선보였다. 이로써 현재 놀부가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는 13개에 이르렀고, 전체 매장도 이번 하반기 중으로 1000호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다시 M&A 시장에 나올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는 버거킹과 KFC도 현재 사모펀드가 주인이다. 버거킹은 보고펀드가 지난 2012년 약 1100억원에, KFC는 CVC캐피털파트너스가 지난해 1000억원에 사들였다. 당초 두산그룹 산하에 있었던 두 업체는 사모펀드가 주인이 된 이후 매장 수와 매출액을 꾸준히 늘렸다. 특히 버거킹의 경우 2012년 2043억원이었던 매출이 지난해에는 2525억원으로 늘었고, 인수 당시 131개였던 매장이 211개로 늘었다.
굳이 사모펀드에 인수되지 않더라도 강호동육칠팔처럼 미국 사모펀드 KIJIN캐피탈LCC로부터 2000만 달러의 자금을 유치해 해외 점포 확장에 나서거나, 매드포갈릭처럼 스탠다드차타드 프라이빗에쿼티(SCPE)로부터 500억원을 투자받아 전략적 매장 확장에 나선 업체도 있다.
물론 사모펀드의 확장 전략이 항상 성공적인 것만은 아니다. KFC의 경우 매출은 늘고 있지만, 영업이익은 2013년 115억원에서 지난해 68억원으로 반토막 난 상태다. 2013년 IMM으로 주인이 바뀐 할리스커피 역시 인터파크HM으로부터 디초콜릿커피사업부를 인수하는 등 커피 브랜드를 다각화하고 매출도 늘렸지만, 커피 시장의 치열해진 경쟁 때문에 수익성이 악화돼 지난해 영업이익이 20% 넘게 줄어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은 상대적으로 회사 규모가 작고 프랜차이즈 등을 통해 매출을 키우기도 좋은데다, 현금 장사이기 때문에 재매각 때도 유동성 확보가 쉬워 사모펀드들이 많이 뛰어들고 있다”며 “외식업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만큼, 바이아웃 투자(buyoutㆍ기업 인수 뒤 가치를 높여 재매각해 차익을 얻는 투자방식)를 노린다면 검증된 경영인을 영입하는 등 전문성 확보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관련표>
사모펀드 인수 외식업체
업체 사모펀드 인수년도 사업 내용
놀부 모건스탠리PE 2011년 11월 공수간, 레드머그 커피 인수. 옛날통닭 론칭. 중국, 일본 등 해외진출 가속화
BHC TRG매니지먼트 2013년 6월 매출 2013년 827억원→올해 상반기에만 700억원. 매장수 763개→1110개
버거킹 보고펀드 2012년 11월 매출 2012년 2043억원→2014년 2525억원. 매장수 131개→211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