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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설의 국악계 후원자 박석기 기리는 공연 개최
[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일제강점기 전통의 명맥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전부를 걸었던 국악운동가 박석기를 기리는 공연이 개최된다.

국립국악원(원장 김해숙)은 오는 10일부터 12일까지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민속악단의 정기공연 ‘박석기를 생각하다’를 무대 위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1930년대 중엽부터 담양 지실마을에 초당을 짓고 우리 소리와 가락을 후학들에게 가르쳐 지키게 했던 박석기의 일대기를 그린다. 거문고 연주와 판소리를 중심으로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예술감독 안숙선)이 한편의 음악극으로 재구성했다.


박석기는 나라의 국운이 다해가던 1899년 전라남도 창평 옥과에서 출생했다. 그는 일본 동경제국대학 불문과에서 수학한 엘리트 지식인이었다.

1920년대 말 고향으로 돌아온 박석기는 암울한 현실에 회의를 느끼고, 담양 지실마을(지곡리)에 사재를 털어 초당을 지었다. 그는 당대 최고의 거문고 명인 백낙준을 초빙해 극진히 후대하며 백낙준의 거문고 산조 가락을 익혔다.

또 당대 최고의 명창 박동실을 선생으로 초빙하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김소희, 박귀희, 장월중선, 한애순, 박송희, 김녹주, 박후성 등 신진 소리꾼들에게 판소리를 배울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한갑득류 거문고 산조로 일가를 이룬 명인 한갑득에게도 풍류음악 ‘영산회상’과 가곡, 산조를 전수했다.

그는 1940년 조선창극단을 창단해 순회공연을 열기도 했다. 3년 뒤 ‘심청가’ 공연으로 일본 천황의 황후를 모독했다는 죄명으로 구류처분에 고문까지 받았다. 하지만 민족정기의 본질이 우리말과 가락에 있다는 평소 신념에 따라 이후에도 작품을 무대에 올리고, 전통 음악인 양성에 몰두했다.

이에도 함화진과 함께 한국국악원을 설립하는 데 앞장서는 등 우리 음악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이번 공연은 서곡 ‘거문고 산조’ 독주, 합주를 시작으로, 모두 6장으로 구성된다. 1장에서는 일본에서 귀국한 박석기가 품었던 희망을 ‘남도 들노래’로 표현한다.

2장은 지실 초당을 설립한 그의 모습을 ‘거문고를 위한 줄풍류’, 현존하는 판소리 음원(김소희 SP판)과 합창 ‘노래에 빛이 있어라’로 표현한다.

이어 3장에서는 지실 초당에서 일본의 금지령을 받은 암울했던 상황을 판소리 ‘춘향가’ 중 ‘옥중가’와 창작곡 ‘비념(悲念)’으로 전한다.

화랑창극단 활동을 담은 4장에서는 판소리 ‘흥보가’ 중 ‘돈타령’이 흘러나온다.

5장에서는 조선창극단 공연 연습에 매진한 박석기와 일행들의 열정이 단막창극 ‘심청가’ 중 ‘뺑덕이네와 심봉사’, 창과 관현악으로 구성한 ‘심청가’ 중 ‘범피중류’로 표현된다.

박석기의 최후를 담은 6장에서는 합창곡 ‘박석기는 국악의 등대’가 울려 퍼진다.

이번 무대는 안숙선 예술감독을 중심으로 대본에 서연호, 연출에 홍원기, 음악구성에 김영길과 유지숙, 작곡에 양승환이 참여했다. 박석기역에는 왕기철 명창이, 도창 역할을 하는 가객역에는 안숙선 예술감독과 이주은 단원이 출연한다.

S석 3만원, A석 2만원, B석 1만원. 예매는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 인터파크(ticket.interpark.com) 또는 전화(02-580-3300)로 가능하다.

ss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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