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진원 기자]자신 소유의 ‘아파트’를 뺏길 것을 우려해 친동생에게 손도끼를 휘두른 60대가 항소심에서 1심(집행유예)보다 무거운 실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 이승련)는 살인미수 및 흉기상해 혐의로 기소된 은모씨(68)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했다고 4일 밝혔다.
은씨는 지난해 4월 아내와 이혼하고 아들이 분가해 혼자 생활하게 되자 치매 및 위암, 신장암, 당뇨병 등 질환을 앓는 자신을 보살펴 줄 사람을 찾았다.
이에 은씨는 수원에 살고 있는 친동생 A(62)씨의 전셋집에서 함께 살기로 했다.
은씨는 대신 동생에게 본인 소유의 사당동 아파트의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고 매월 생활비 명목으로 12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A씨 부부가 살고 있는 수원 아파트의 전세계약이 만료될 시 1억원을 추가 전세보증금 명목으로 주기로 약속했다.
약속대로 동생 A씨에게 사당동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으나, 은씨는 동생이 재산을 빼앗으려 한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고 소유권 이전등기 회복 문제로 다투기 시작했다.
이후 은씨는 동생부부로부터 식사 준비 및 병 수발 등에 대한 어려움을 이유로 집에서 나갈 것을 요구받자 사당동 아파트 소유권 반환 문제로 다투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동생이 사당동 아파트를 담보로 대출까지 받은 사실을 알게되자 불신의 골은 더 깊어져 갔다.
갈등이 이어지던 같은해 10월 은씨의 퇴거를 요구하던 동생이 은씨의 허락 없이 약가방 등을 현관으로 던지며 “오늘 당장 집에서 나가라”고 했다.
이에 격분한 은씨는 침대 밑에 보관중이던 등산용 손도끼를 꺼내 동생의 뒤통수와 이마, 팔과 턱 등을 내리 찍었다.
동생이 손도끼를 뺏자 은씨는 소지하던 흉기를 꺼내 동생의 가슴 부위를 찔렀다. 또 비명소리를 듣고 나온 동생 부인 B씨를 향해서도 흉기를 휘둘렀다.
1심 재판부는 “친동생을 도끼로 내리찍고 흉기로 찔러 중상을 입힌 점을 감안하면 죄가 무겁다”며 “다만 은씨가 치매로 인해 불안정한 정서, 충동조절능력 저하, 피해망상 및 관계망상 등의 증상을 보여 심신미약 상태인 점을 고려한다”며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과 함께 보호관찰을 명령했다.
이에 검찰은 형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은씨가 자신의 정신과적 질환에 대한 자각이 약한 반면, 심한 피해망상으로 인해 약물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약물투여를 거부하는 등 정신질환을 치료하고자 하는 의지를 보이지 않아 치료감호의 필요성 및 재범의 위험성이 인정된다”며 판결이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