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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수사 174일만에 등장한 정준양… 23년 ‘포스코 잔혹사’ 마침표 찍을까
- 검찰, ‘이상득 측근 소유’ 포스코 협력사 1일 전격 압수수색…‘마지막 승부수’

[헤럴드경제=양대근ㆍ강승연 기자]장장 6개월 동안 이어진 ‘포스코 비리 의혹 수사’가 마지막 종착역에 다다랐다. 이번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조상준)는 3일 오전 정준양(67ㆍ사진) 전 포스코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강도 높은 조사에 돌입했다. 지난 3월 13일 포스코건설을 압수수색한 이후 174일만의 등장이다.

이날 짙은 남색 양복에 하늘색 넥타이 차림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등장한 정 전 회장은 고개를 숙인 뒤 “먼저 포스코를 아껴주시는 국민 여러분께, 그리고 주주와 이해관계자 여러분께, 그리고 포스코를 사랑해주시는 한가족 여러분께 이번 일로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고 밝혔다.

정 전 회장은 재차 고개를 숙여 인사하고 “검찰 수사에 성실하게 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정희조 기자/checho@heraldcorp.com

검찰은 일단 정 전 회장을 상대로 부실기업인 성진지오텍에 대해 시세보다 높은 금액에 인수하는 과정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협력사인 동양종건에 인도ㆍ베트남 등 해외 건설사업 하청을 몰아주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도 주요 확인 대상으로 꼽힌다.

현재로서는 검찰이 정 전 회장을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수준에서 수사가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수사 막바지에 ‘최후의 반전’이 일어날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지난 1일 포스코의 제철소 설비를 보수ㆍ관리하는 업체인 티엠테크의 포항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하고 2008년부터 최근까지 매출 장부 등 회계자료를 확보했다.

티엠테크는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켐텍과의 업무거래를 통해 대부분의 매출을 올리는 협력사다. 티엠테크의 실소유자인 박모씨는 이상득 전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된다.

검찰은 포스코켐텍이 의도적으로 티엠테크에 일감을 몰아주고, 티엠테크 수익 가운데 일부가 정치권 비자금으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을 염두하고 자금 추적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정황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정치권까지 수사가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한편, 정권이 바뀔 때마다 번번이 외압과 비리 논란에 시달렸던 포스코는 정 전 회장의 소환으로 2000년 민영화 이후 취임한 3명의 전직 회장이 모두 검찰 조사를 받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고(故) 박태준 명예회장이 이끌던 포스코는 70~80년대 군사정권 시절 여러 외풍에서 흔들림 없는 경영을 이어왔다.

하지만 박 명예회장이 1992년 김영삼 전 대통령과의 불화설을 이기지 못하고 퇴진하면서 지난 23년간 검찰과의 질긴 악연이 시작됐다.

민영화 이후 취임한 유상부 전 회장과 이구택 전 회장의 경우 각각 배임과 로비 의혹으로 연달아 검찰 수사선상에 오르며 불명예 퇴진한 바 있다.

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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