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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여성 폭력 미화VS표현의 자유…남성잡지 표지 논란
[HOOC=서상범 기자]한 남성 잡지의 표지 사진을 놓고 뜨거운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논란의 무대가 된 것은 남성지 맥심코리아의 지난달 21일 공개된 9월 표지 사진입니다. 악역 전문 배우 김병옥씨를 모델로 한 사진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김 씨가 손을 얹은 검은 승용차 트렁크. 미처 닫히지 않은 트렁크 밖으로 여성의 다리가 삐죽 나와 있고 두 발목엔 청테이프가 감겨있습니다. 이를 두고 여성 납치나 살해를 연상할 수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는데요. 

성범죄를 미화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는 남성잡지 맥심의 9월 표지[사진출처=맥심코리아 홈페이지]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이 사진에 대한 소개 멘트입니다. 표지에는 “진짜 나쁜 남자는 바로 이런거다, 좋아 죽겠지?”라는 문구가함께 적혀 있는데요. 이를 두고 여성에 대한 폭력을 미화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SNS를 중심으로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시민단체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한국 여성의 전화는 지난달 25일 성명을 내고 “여성에 대한 범죄상황을 콘셉트로 잡고 가해자를 카리스마 있는, 일종의 ‘정상에 선 남성’으로 이미지화한 화보는 그 자체로 폭력”이라며 “폭력행위에 ‘나쁜 남자’ 판타지를 연결짓는 것은 폭력성과 범죄를 미화하는 구조”라고 비판했습니다. 

온라인에선 한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미국 뉴욕 맥심 본사에 항의하는 청원도 진행 중입니다.

여기에 해외 패션지 역시 맥심코리아의 표지 사진에 대해 강력한 비난을 하고 나섰습니다. 3일 영국 패션지 ‘코스모폴리탄 UK’는 홈페이지를 통해 “역대 최악의 커버(In perhaps the worst cover idea of all time)”라고 밝히며 “여성 폭력을 미화하는 것은 물론, 나쁜 남자와 범죄자의 차이를 모호하게 만드는 등 너무나 많은 것이 잘못돼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심 코리아의 표지에 대해 비판한 영국 패션지 코스모폴리탄 UK

이어 이 매체는 ‘2010년 한국의 가정 폭력 실태 조사’ 결과를 근거로 한국 여성들의 남성에 의한 학대가 현재진행중인 상황에서 “맥심코리아는 폭력 범죄 피해자들의 가족, 그리고 여성들의 고통을 부정하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논란을 만든 잡지사의 입장은 어떤 것일까요? 문제가 불거지자 맥심은 9월호 화보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맥심은 “살인, 사체유기의 흉악범죄를 느와르 영화적으로 연출한 것은 맞으나 성범죄적 요소는 어디에도 없다”며 “성범죄를 성적 판타지로 미화한 바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29일 페이스북 ‘맥심에디터’ 계정에서는 “미화할 거였으면 소지섭을 썼겠지”란 글을 올라왔다 삭제되기도 했습니다.

이외에도 맥심 측을 옹호하는 이들은 “남성의 폭력성을 주제로 다뤄진 영화 등은 이전부터 존재해왔고, 잡지 역시 이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며 “폭력성 미화는 지나친 해석”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여성성과 남성성의 대립구조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있는데요. 프리랜서 아나운서 정소담(28ㆍ여)씨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성주의를 주의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이번 논란에 대해 그는 “(맥심 표지 내용 중) 어느 지점이 폭력 미화로 해석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며 “30년가량 여자로 살아보니 ‘오로지 내가 여자라서’ 겪는 억압ㆍ억울함 같은 건 정말 하나도 없더라”고 썼습니다. 

폭력미화는 지나친 해석이라고 주장한 정소담 페이스북 캡쳐

그는 이어 “이제는 다른 요소 전혀 없이 오로지 여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억압을 당하는 사회가 아니다”며 맥심 논란을 여성성에 대한 억압으로 간주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이번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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