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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난민 대란’ 부다페스트역과 뮌헨역의 서로 다른 풍경
[헤럴드경제] 헝가리 부다페스트 켈레티 역이 난민촌으로 변했다. 헝가리 정부가 그간 운행을 방조해왔던 ‘난민열차’를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APㆍAFP통신과 일간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헝가리 정부의 방조로 암묵적으로 운행되던 ‘난민열차’가 하루 만에 중단되면서 부다페스트 켈레티 역에 발이 묶인 난민들이 2일(현지시간) 역 앞에서 ‘메르켈’, ‘독일’ 등의 슬로건을 외치며 이틀째 항의시위를 벌였다.

난민들은 1일 밤새 경찰과 대치한데 이어 이날도 열차 탑승을 허용해달라고 요구했다. 익명을 요구한 24세의 한 시리아 난민은 “경찰은 어제 열차를 타고 서유럽으로 갈 수 있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독일 비자가 없으면 못 간다고 막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다른 시리아 난민도 AFP에 “하루아침에 모든 것이 바뀌어 독일조차도 ‘이제 충분하다’며 갑자기 국경을 닫아버릴지 모르는 일”이라며 “최대한 빨리 여정을 마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자원봉사자들은 역 광장 인근에서 3천여 명의 난민이 텐트를 세우고 노숙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들의 주장처럼 헝가리 정부는 지난달 31일 난민들이 망명 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고 열차를 타도록 해 사실상 서유럽행을 방조했고, 그 결과 하루 동안 난민 3650명이 난민열차에 탑승했다. 하지만 헝가리 정부는 1일 새벽 서유럽으로 향하는 열차의 운행을 중단하겠다고 공지하고 역사를 잠정 폐쇄했다가, 수 시간 뒤 비자와 신분증이 있는 사람들만 열차를 탈 수 있도록 허용했다. 난민들은 비자가 없어 헝가리에 그대로 발이 묶여 버린 것이다.

난민들을 태운 열차 운행이 중단되면서 역사 주변에는 난민들을 태우기 위한 밀입국 브로커의 차량 수백 대가 대기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독일 남부 바이에른주 뮌헨 역사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독일 당국은 중앙 기차역을 통제해 난민들을 신속하게 시내 난민접수처로 수송했고 많은 독일 시민이 나와 생수, 음식, 기저귀 등을 제공했다. 독일 경찰은 1일 하루 모두 3709명의 난민이 도착했다고 밝혔다. 대부분 전날 부다페스트에서 출발한 난민열차를 타고 온 사람들이었다. 2일 자정 이후 오전 6시까지도 시간당 109명의 불법 난민들이 쏟아져 들어왔다고 AFP는 보도했다.

한편 난민들의 유럽행 관문인 그리스와 이탈리아에도 이날 중동과 아프리카에서수천 명의 난민이 새로 들어오는 등 폭발적인 난민 유입세는 조금도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dpa통신에 따르면 터키를 출발해 에게해의 그리스 섬들에 상륙했던 난민 4200여명이 이날 그리스 본토 피레우스 항에 도착했다.

이탈리아 인근 지중해 상에서도 800명 가까운 난민이 구조돼 이탈리아로 옮겨졌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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