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 두산, 면세점 2차대전 불붙였다…신세계는?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시내 면세점 2차 대전의 막이 올랐다. 면세점 2차 대전은 1차대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신세계도 현대백화점그룹도 아닌 두산이 불을 댕겼다.

두산이 2일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 신청 의사를 밝힘에 따라 지난 7월에 이어 가을에도 대기업간 ‘면세점 유치’ 경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소공점과 잠실 롯데월드점 대형 매장 두 곳을 지켜야하는 롯데면세점의 경우 잔뜩 긴장한 채 결전을 준비하고 있다.



▶25일까지 서울ㆍ부산 면세점 4곳 접수…면세점 2차대전 스타트=관세청의 지난 5월 29일 ‘서울지역 시내면세점 특허신청’ 공고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서울과 부산 4곳(서울 3곳ㆍ부산 1곳) 면세점의 영업 특허가 오는 11~12월 잇따라 끝난다.

면세점별 특허 기간 만료일은 ▷워커힐(SK네트웍스) 서울 면세점 11월 16일 ▷롯데면세점 서울 소공점 12월 22일 ▷롯데면세점 서울 롯데월드점 12월 31일 ▷신세계 부산 면세점 12월 15일 등이다.

과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면세점 특허가 10년마다 자동 갱신됐으나, 2013년 관세법이 바뀌면서 롯데ㆍSK 등 기존 운영 업체도 5년마다 특허권을 놓고 신규 지원 업체들과 똑같이 경쟁을 벌여야한다.

특허 신청을 안내하는 공고가 4개 면세점별로 났기 때문에, 후보자들의 신청도 만료일이 모두 다른 각 면세점 특허에 대해 따로 받는다. 신청 접수 마감 일자만 9월 25일로 똑같다.

면세점에 도전하는 업체의 경우 많게는 4개 면세점 특허에 모두 지원할 수도 있다.

면세점 입지도 특허가 만료된 기존 면세점이 속한 도시만 벗어나지 않으면 되기 때문에, 서울 면세점을 노리는 업체는 한 장소의 면세점으로 세 개 면세점 특허에 모두 도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경영권 분쟁ㆍ일본기업 논란…떨고 있는 롯데면세점=특허 신청 마감을 20여일 앞두고 가장 속이 타는 업체는 롯데면세점이다.

이번에 특허가 풀리는 롯데면세점 두 곳의 연매출은 소공점 2조원, 잠실 롯데월드점 6000억원으로 두 곳 매출만 한 해에 2조6000억원에 달한다. 롯데 입장에서는 기업의 사활을 걸고서라도 지켜야하는 알짜중 알짜 사업장이다.

사실 지난달 말 롯데그룹 오너가(家)의 경영권 다툼이 불거지기 전까지만해도 유통업계에서는 올해 가을 면세점 특허 유치전에서 롯데의 ‘수성(守城) 실패’ 가능성을 크게 보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롯데도 “지난 1979년 소공점, 1988년 롯데월드점을 개장한 뒤 무려 35년이나 면세 사업을 운영하면서 수없는 시행착오와 차별화 노력을 통해 국내 면세시장을 현재 수준까지 키워왔다”고 강조하며 특허권 재부여를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곳에 일이 터졌다. 롯데의 경영권 분쟁이 발생하면서 상황이 180도로 달라졌다.

관세청은 “롯데면세점도 다른 후보자들과 같은 조건에서 경쟁해야한다”는 원칙을 밝혔다. ‘특허권 자동갱신’을 인정하지 않는 2013년 관세법 개정의 취지를 생각하면 당연한 말이지만, 내심 어느 정도의 ‘기득권’을 기대하는 롯데 입장에선 불안할 수밖에 없다. 끊이지 않는 롯데의 ‘일본 기업’ 논란도 심사 과정에서 각 위원들의 판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 롯데면세점 운영 주체인 호텔롯데 지분의 대부분(99.28%)은 일본 롯데홀딩스와 12개 ‘L투자회사’, ㈜패밀리 등 일본 롯데 계열사가 갖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호텔롯데의 상장을 통해 일본 지분율을 줄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더구나 롯데는 2014년말 매출 기준으로 면세점 시장 점유율이 53.4%에 이르기 때문에 ‘독과점’ 논란에서도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관세청과 위원들이 이번 심사에서 서울 롯데면세점 2곳 가운데 1곳을 다른 업체에 넘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상징성이나 비중이 큰 소공점보다는 롯데월드점이 타깃이 될 것이란 추정도 제기된다.

▶동대문 카드 들고 나온 두산…신세계는?=일단 현재까지 롯데와 SK 등 기존 운영업체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가을 면세점 유치전 참여를 공식적으로 밝힌 기업은 두산뿐이다.

두산은 만약 운영 특허를 따내면 동대문 지역 쇼핑 명소인 두산타워(두타)에 면세점을 둘 계획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명동 다음으로 많이 찾는 동대문 상권을 바탕으로 기존 도심 면세점과 차별화한 면세점을 차리겠다는 주장이다.

또 과거 주류ㆍ패션 등 유통업 운영 경험이 있다는 사실도 면세점 진출의 배경으로 내세우고 있다.

반면 유력한 잠재 후보로 거론되는 신세계는 신청 마감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도 내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아직 내부에서 의견이 모아지지 않아 이번 면세점 입찰에 참여할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라며 “중순께나 입장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신세계가 면세점 입지로 반포 강남점을 앞세워 ‘롯데월드점 대체’를 시도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신세계는 앞서 지난달 끝난 서울 시내 면세점 입찰에서 중구 신세계 본점에 면세점을 짓겠다고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똑같은 입지로 재도전할 개연성도 있다. 그러나 현대백화점의 경우 당장 이번 가을 유치전에는 뛰어들지 않는 쪽으로 거의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검토도 하고 있지 않은 상태다”며 “지금 상태로는 면세점 사업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atto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