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고로 일선 학교의 허술한 보안과 안전 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다행히 해당 교실 학급이 체육 수업을 하던 터라 부상자는 없었지만 타학교 학생이 아무런 제지 없이 드나들 수 있는 학교의 외부인 출입 통제 관리 시스템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의 한 중학교에 다니는 3학년 이모(15)군은 1일 오후 1시 50분께 자신이 이전에 다녔던 양천구의 A중학교의 3학년 교실에 이같은 방화를 저질렀다.

경찰 조사결과 이 군은 범행 당시 라이터와 휘발유 1.5ℓ, 막대형 폭죽 2개, 부탄가스 2통 등을 미리 구입해 A중학교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지만 이날 학교에서 이 군의 출입을 통제한 사람은 없었다.

이 군은 경찰 조사에서 현재 다니던 서초구 학교에 범행을 저지르려 했지만 CC(폐쇄회로)TV와 경비 등이 삼엄해 이전에 다니던 학교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이 학교에서는 사건 당시에도 학교 경비실에 배움터지킴이가 배치돼 있었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배움터 지킴이는 주간에 학교를 지키면서 학교 폭력이나 안전사고 등의 예방을 맡고 있는 이전 수위와 비슷한 역할이다.

A중학교의 한 관계자는 “외부인이 오면 원래 방문증을 패용하도록 하는데, 학생의 경우는 특히 교복을 입고 있으면 일일이 통제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일 오전 7시 50분께 본지 기자가 A중학교에 들어갈 때도 출입을 통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학교 정문을 지나 오른편에 경비실이 있지만 학교 건물은 왼편에 있어 누가 학교 건물로 들어오는지 정확히 식별하기 어려워보였다. 기자가 학교 건물로 들어가 4층까지 올라가는 동안 교직원과도 마주쳤지만 신분을 묻거나 하지는 않았다. 심지어 4층 사고현장을 둘러보고 학생들과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도 지나가는 교직원은 별다른 통제를 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학교의 외부인 출입 통제가 소홀한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김성기 협성대 교육대학원 교수는 “설령 통제가 있어도 학생에게 뭐 전해주러왔다고 하고 거짓말을 하는 등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들어갈 수 있는 구조”면서 “외국의 경우 ID카드를 제출하고 출입증을 받는 등 절차를 거쳐 들어갈 수 있는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는 안전사고로부터 취약한 구조”라고 지적했다.

배두헌·이세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