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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즘 - 조동석] 창조경제, 멀리 있는 게 아니다
지난해 9월 대전을 시작으로 올 7월 인천에 박근혜정부 마지막 창조경제혁신센터의 닻이 올랐다. 성과가 단번에 났으면 좋으련만, 그렇지 않는 게 현실이다. 수많은 실패만 거듭한 채 단 하나의 성과물을 건지지 못할 때도 많다.

창조, 쉽지 않다. 더욱이 요즘 사람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창조를 엄두도 못내고 안정을 좇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신성장동력은 온데간데 없고, 불안만 더욱 고조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한 경제계 원로는 이렇게 말한다. “창조경제란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게 아니다. 우리 주위의 것을 개선하고 새롭게 바라보면 된다”고 강조한다.

평범한 물건이 특별하게 변할 수 있고, 하나만 바꿨을 뿐인데도 일상을 바꿔버린 대박 상품이 될 수도 있다. 아이디어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는 의미다.

혁신의 최대 장애물은 고정관념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보자. 엘리베이터는 케이블을 이용해 위아래로 움직인다. 독일의 한 회사는 자기부상열차와 같은 원리를 이용해 케이블 없이 상하좌우로 움직이는 엘리베이터를 만들었다. 수송효율이 향상되는가 하면 대기시간이 단축됐고 케이블이 없어지면서 공간을 더 많이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런 엘리베이터가 활성화된다면 우리는 건물을 수직으로 세우지 않아도 된다. 이 엘리베이터가 바꿀 우리 건축물을 상상해 보자.

윗층 아이가 또 뛰어논다. 그것도 새벽 시간이다. 귀마개를 하고 잤는데, 아침 알람 소리를 듣지 못해 낭패를 봤다.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 한인 학생 3명은 원하는 소리만 들려주는 블루투스 귀마개를 개발했다.

스마트폰과 연결돼 작동하는 귀마개는 전용 앱을 설치한 뒤 꼭 들어야 할 알람과 전화 등 원하는 항목을 등록하면, 해당 소리만 골라 들려준다.

꼭 최첨단 기술의 개발만이 창조의 영역은 아니다. 뉴질랜드의 한 회사는 아름다운 거리 조성을 위해 녹색 잎으로 보이는 쓰레기 봉투를 만들어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의 상징 2층 버스를 독특한 모양으로 개조한 작품은 런던의 명물이 되면서, 관광객들이 한번쯤 들러야 하는 명소가 됐다. 사소한 것이라도 큰 차이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쫓아가기만 했다. 남들이 걸어간 길을 뒤따라갔다. 그래도 먹고 살 수 있었다. 한국의 성장전략은 수요가 풍부한 ‘중저가 제품’ 생산 위주였다. 이는 선진국들이 만들다가 채산성 악화로 생산을 중단한 물건들이다. 한국의 무기는 풍부한 노동력이었다.

그러나 이제 한국의 무기는 사라졌다. 한국의 자리를 중국에 이어 후발 신흥국들이 차지했다. 그런가 하면 선진국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을 통해, 브랜드 가치 제고를 통해 창조를 견인하고 있다. 추격할 것인가, 개척할 것인가. 답은 나와 있다. 창조는 상상하는 사람들에게만 현실이 된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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