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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사우디 감산 조짐…껑충뛴 국제유가
4일 정상회담서 담판 관측…WTI 급등…두달만에 최고치
유가 반등땐 세계경제 파장예고



셰일가스 혁명과 중국 경제 부진으로 지리멸렬하던 국제유가가 급반등세다. 국제 원유시장의 헤게모니를 두고 증산경쟁을 벌이던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마침내 감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유가가 가파르게 반등할 경우 글로벌 경제의 방향에도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

오는 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미국 백악관에서 회담한다. 주요안건은 이란의 핵문제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알맹이는 ‘원유’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1일(한국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보다 3.98달러(8.8%)나 뛴 배럴당 49.20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지난 7월21일 이후 최고치다. 8월 한달간 4.4% 올랐고, 지난 3거래일 동안은 27% 급등해 25년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3.41달러(6.8%) 배럴당 53달러를 훌쩍 뛰어넘었다. 8월24일 저점에서 무려 20% 상승한 것으로 상승장 전환으로의 조건을 충족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이날 월간 생산량 보고서에서 미국의 산유량이 지난 5월 하루 940만 배럴에서 6월에는 929만 6000배럴로 하락했다고 밝혔다. 4월 960만 배럴로 정점을 찍은 이후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최근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월간보고서에서 “(감산에 대해) 협상할 용의가 있으며, 일단 실무단계에서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OPEC이 월간보고서에서 중요한 언급이나 발표를 하지 않은 전례를 들고 있지만, 미국과 사우디간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이 오묘하다.

시장전문가들은 OPEC이 감산을 할 때 중요한 것은 비(非) OPEC 회원국들도 이에 동참하는 것인 만큼 영향력이 큰 미국의 협조가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미 비OPEC회원국들은 유가하락으로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최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주엘라과 만나 국제원유가격에 대해 논의하면서 러시아와 OPEC 간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원유 등 원자재 수출국들의 경제난으로 글로벌 경제에 디플레이션(deflation)이 나타날 가능성을 고려해서라도 국제유가를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릴 필요성은 제기되고 있다. 다만 적정가격과 이에따른 감산규모를 어떻게 정할 지에 대한 합의는 쉽지 않은 과정이다. 전 세계적인 공급 초과 현상으로 당분간 국제유가가 추세적으로 오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아직도 힘을 잃지 않는 이유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일부 비OPEC 산유국들의 산유량 증가로 하루 200만 배럴 이상 원유 공급 초과 상태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홍길용 기자/ky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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