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하나’ 외치던 유럽, 난민 문제로 분열되나
“부담 나누자”vs “입국 막자”갈등
그리스 사태를 해결하며 ‘하나된 유럽’을 외치던 유럽연합(EU)이 난민 수용 문제로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제적으로 다소 부유해 난민 부담을 나눠 짊어져야 한다는 서유럽 축과 재정 부족으로 그럴 수 없다며 난민 유입을 최대한 막는 동유럽 측 사이의 균열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난민을 고르게 수용해야 한다는 독일을 필두한 한 서유럽과 난민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헝가리 등 동유럽 사이에서 긴장이 심화되고 있다며 1일 이 같이 보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동유럽 국가들이 이슬람 신자라는 이유로 난민 수용을 꺼리고 있다며 이는 유럽연합(EU)의 결성 가치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또 난민을 골고루 수용하지 않으면 EU국가내에서 여권 없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한 솅겐 조약의 취지 또한 훼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에 유럽 내에서도 경제적 강국인 독일이 절대적 평등을 주장하며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독일은 화폐 통합으로 무역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해 오며 흑자 행진을 계속해 왔다. FT에 따르면 지난달 독일은 실업률도 4.7%에 불과하다. 경제적 호황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상황이 대조적인 다른 국가들의 비판 바람은 거세다. 로버트 피코 슬로바키아 총리는 유럽 지도자들이 난민들의 망명 배경에 대해 “난민들의 95%는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유럽으로 왔다”고 날을 세웠다. 유럽의 정신을 이유로 이들을 받아 들이는 것은 정당성이 부족하며, 이들의 목적을 충족해 줄 여력이 없는 국가들까지 난민을 받아 들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난민 차단 장벽을 설치하고 지문 채취를 거부하면 최루탄까지 발사하는 등 강경대응을 한 헝가리도 같은 입장이다. 최근에는 더블린 규약을 무시하고 헝가리로 유입된 난민을 열차에 태워 다른 나라로 이동하도록 해 비판이 일기도 했다.

열차가 오스트리아 빈을 거쳐가는 만큼 오스트리아와의 갈등에도 불이 붙었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헝가리 국경지역에서 난민의 이동가능 조건을 가리고, 자격을 갖추지 못한 난민은 헝가리로 되돌려 보내겠다는 입장이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