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을 위한 공화당 경선에서 신경외과 의사 출신의 흑인 벤 카슨이 도널드 트럼프와 공동 1위로 올라섰다. 트럼프의 선두 부상도 이변이지만, 카슨의 공동선두 등장도 상당한 이변이라는 평가다.
카슨은 몬머스 대학이 지난 27∼30일 아이오와주의 공화당 성향 유권자 4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31일(현지시간) 공개한 여론조사에서 23％의 지지율로 트럼프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아이오와주는 각 당의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당원 대회를 내년 1월 가장 먼저 개최해 대선 초반 판세를 읽는 ‘풍향계’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이런 곳에서 현재까지 독보적으로 아이오와 주 1위를 지켜온 트럼프가 처음으로 공동 선두를 허용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몬머스 대학 측은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한달 이상 트럼프가 거의 모든 공화당 내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는데 이제야 약간 변화가 생겼다”고 밝혔다.
다만 지지자의 특성에서는 두 대선주자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카슨은 복음주의자및 여성들의 지지를 높게 받은 반면 트럼프는 당내 보수주의그룹 인티파티와 남성들의 지지가 많다.
카슨의 도약은 지난 6일 폭스뉴스 주최로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첫 공화당 경선주자 TV토론회에서의 선전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카슨에 대해 ‘우호적 시각’을 갖고 있다고 한 응답이 81％에 달했다. ‘비우호적 시각’을 갖고 있다는 답은 단 6％에 불과했다.
의회전문매체인 ‘더 힐’은 최근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조사에서도 트럼프와 카슨이 각각 전국적으로 1, 2위를 차지한 사실을 들어 “초반 경선에서 정치적 아웃사이더들이 기성 그룹을 압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조사에서 응답자의 66％는 차기 대통령이 기성 정치권 밖에서 나와 정치권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야 한다고 답했다.
덕분에 공화당 유일 여성 후보인 칼리 피오리나 전 휴랫팩커드(HP) 최고경영자(CEO)가 10％의 지지로 3위에 올랐다. 반면 기존 정치인들이 4~6위로 밀려났다.
이수민 기자/smstor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