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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고풍이 힐링이다]90년대 감성자극…아날로그 ‘싸라있네’
[헤럴드경제=이정환 기자]1990년대 복고열풍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문화적인 현상 뿐만 아니라 산업 곳곳에서도 90년대 열풍이 아직도 살아 숨쉬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풍요로운 과거에 대한 동경에 의한 현상이다”고 말한다. 실제 1997년말 외환위기가 닥치기 전 경제ㆍ문화적으로 황금기를 누렸었다. 하지만 외환위기 이후 경기는 침체일로를 걷게되면서‘풍요로운 과거에 대한 동경’을 불러왔다.

또 다른 이유는 차갑고 딱딱한 디지털이 가지는 이미지에서 볼 수 없었던 부드럽고 따뜻한 감성을 현대인들이 찾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순정만화, 오락실, 카세트테이프 등 추억이 담겨있는 것들이다. 


최근 부활한 순정만화의 황금기는 1990년대였다. 순정만화는 2000년대 접어들면서 내리막길을 걸엇다. 1997년 청소년보호법과 함께 전체 만화시장의 위축을 가져왔고 한국만화연감에 따르면 순정만화 단행본 수도 2002년 835종에서 2011년 189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디지털로 무장한 순정만화가 웹툰으로 화려한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스마트폰에서도 볼 수 있게 앱까지 생겼다. 과거 추억의 한페이지를 장식했던 순정만화가 부활할 수 있었던 것은 1990년대 즐겨 읽었던 30~40대가 다시 추억을 끄집어 냈기때문이다.

순정만화 뿐 아니라 카세트 테이프와 LP(Long Play ing)레코드도 다시 사랑을 받고 있다. 워크맨과 전축이 등장하면서 80~90년대 음악시장을 이끌었던 쌍두마차다. MP3가 보급되면서 자취를 감췄으며 마지막 남은 LP공장마저 문을 닫게 됐지만 가요계 복고열풍이 불면서 아이돌가수들마저 LP용 음반까지 내기시작했다. 

[사진출처=123RF]

비단 한국만의 얘기가 아니다. 미국에서도 LP가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에서 2007년 100만장 가량 팔렸던 LP는 2014년 920만장이 팔렸고, 영국에서는 같은 기간 20만장에서 130만장으로 판매가 늘었다. 또 길보드차트라는 유행어가 생길 정도로 음악계의 큰 축을 담당했던 카세프테이프도 덩달아 살아났다.

80~90년대 한번쯤은 부모님께 회초리를 맞았던 기억이 있다. 그 기억 속 대부분이 갤러그, 너구리, 진격 1942 등이 자리잡고 있다. 바로 ‘오락실’ 때문이다. B급 놀이문화의 하나로 자리잡았던 추억의 오락실도 최근에 모바일 앱을 통해 다시 돌아왔다. 한때 모바일 게임의 핫 아이템으로 부상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차갑고 빠른 디지털 시대가 극단으로 치달을수록 그 반작용으로 따뜻하고 느릿한 아날로그 문화로 회귀하려는 대중적 욕구가 부상하는 것”이라며 “특히 나이가 있는 중장년층들이 자기가 젊었을 때 즐기던 놀이를 추억하면서 지친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힐링을 하려는 경향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atto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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