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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홀릭] 헛수고라도 괜찮아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울퉁불퉁한 자갈길 위에 놓여진 수평이 맞지 않는 의자. 수평을 맞추기 위해 의자 다리를 조금씩 잘라낸다. 의자 다리는 낮아지다 못해 사라진다. 결국 다리가 모두 잘려나간 다음에야 비로소 의자는 수평을 찾는다. 8분 37초짜리 비디오에는 이같은 ‘헛수고’의 과정이 기록돼 있다.

정기훈(35) 작가는 느린 속도와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시간의 규칙을 재해석했다. 현대인에게 시간이란 나노 단위로 삶을 제단하게 만드는 폭력적인 질서다. 작가는 반복된 행위의 비효율성을 부각시킴으로써 효율성과 속도를 강조하는 현대사회의 경쟁구도를 유머러스하면서도 통찰력있게 풀어냈다. 

허점의 균형 Imprecision is not always fool, 싱글채널비디오, 8분 37초, 2015 [사진제공=케이크갤러리]

정기훈 작가의 개인전 ‘백발무중(百發無中)’이 9월 3일부터 25일까지 케이크갤러리(서울시 중구 황학동)에서 열린다. 백발무중. 백 발 가운데 한 발도 명중을 못시켰다는 뜻이다. 시곗바늘 너머 백발무중의 시간 속에 삶의 의미가 있을지도 모른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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