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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텐츠 다양성, 극장보다 부가시장이 희망적”…이한대 싸이더스픽쳐스 대표
싸이더스픽쳐스는 국내 영화사 중 가장 많은 제작 편수를 보유한 국내 굴지의 영화 제작사다. 지난 1995년 설립해 총 70여 편의 영화를 제작했다.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은 싸이더스픽쳐스는 영화업계의 변화에 발 빠르게 움직이며, 수익을 내기 위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디지털 콘텐츠 배급 사업이다. 올 상반기 싸이더스 픽쳐스는 디지털 국내 최초 개봉 라인업을 발표하며,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한대(38) 싸이더스픽쳐스 대표는 해외 마켓에서 좋은 작품을 만났을 때마다 안타까움이 컸다고 털어놨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점령한 국내 극장가에선 수익을 낼 방법이 막막해 선뜻 판권을 사들일 수 없었던 것. 이들 콘텐츠를 국내에서 선보일 방법을 개척해보자는 생각에, TV 시장을 곧장 공략하는 방식을 떠올렸다. 더 나아가 이색 이벤트와 SNS를 통한 바이럴 마케팅을 시도하는 등, 단순 배급을 넘어 창의적인 마케팅 캠페인에 도전하기도 했다.

“시장경제가 자정적 규제 가이드가 있는 게 아니다보니, 극장은 수요대로 영화를 편성하죠. 그나마 부가시장에선 TV최초관처럼 다양성 영화들이 경쟁할 수 있는 장이 열렸어요. 극장에서도 블록버스터보다 다양성영화를 찾아보고 즐거움을 얻는 수요가 있잖아요. 분명히 스페인 스릴러나 러시아 재난영화를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는 거죠. 지금으로선 극장보다는 부가시장이 다양성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속성이 훨씬 충분하죠.” 

싸이더스픽쳐스가 지난 5월 선보인 미이케 다카시 감독의 ‘신이 말하는대로’는 쟁쟁한 극장 개봉작들 틈에서 IPTV 영화 전체 순위 20위에 올랐다. 디지털 플랫폼에서 반향을 일으키면서, 추후 극장 개봉까지 이뤄지는 성과도 거뒀다. 7월 디지털 최초 개봉한 SF 영화 ‘헤일로: 슈퍼솔저’는 올레TV 영화 부문에서 흥행 순위 톱10, 역대 디지털 최초 개봉작 중 톱5에 드는 성적을 냈다. 동명의 유명 게임이 원작이라는 점과 IPTV와의 연계 프로모션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싸이더스픽쳐스 측은 분석했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안정적으로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가 자리잡혀야, 싸이더스픽쳐스를 비롯한 콘텐츠 사업자들이 보다 질 좋은 콘텐츠를 과감하게 소개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플랫폼(IPTV, 디지털케이블 등) 사업자와 콘텐츠 사업자가 함께 수익을 나누며 상생할 수 있는 모델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 대표는 “돈 버는 사람들은 더 많이 벌고 실패하는 사업자는 점점 늘어간다면, 그만큼 콘텐츠는 빈곤해지고 획일화될 수 밖에 없다”며 “그나마 작은영화 시장은 형성이 됐는데, 중간 사이즈 영화의 시장이 없다. 이들이 TV 최초관 등을 통해 성공하는 시장이 열리길 기대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싸이더스픽쳐스는 곧 하반기 디지털 최초 개봉 라인업을 발표할 예정이다. 바르셀로나판 ‘러브 액츄얼리’로 불리는 로맨스 영화 ‘바르셀로나 썸머 나잇’(8월 27일 개봉)와 ‘소림축구’를 떠올리게 하는 홍콩 코믹액션영화 ‘소림 셔틀콕’(9월 24일 개봉)이 안방극장을 찾는다. 이 밖에도 국내 극장에선 만나보기 힘든 세르비아의 로맨스, 프랑스의 스릴러, 일본의 다큐멘터리 등이 뻔한 문법과 정서의 영화들에 무감각해진 입맛을 되살리는 별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혜미 기자/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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