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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휴가자 엄벌?…서울시장 ‘깜짝 엄포’
박원순 “쉬어야 일 잘한다” 메시지…정부 내수진작 동참차원 휴가권장
내달 휴가인원 체크…직원들 ‘반색’


“휴가 안 간 부서장 각오하세요.”

여름휴가를 독려하는 박원순<사진> 서울시장의 ‘깜짝 엄포’에 서울시 직원들이 반색하고 있다. 박 시장은 정부의 내수살리기에 동참하기 위해 간부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휴가를 적극 권장하고 있다. 박 시장도 두 차례로 나눠 여름휴가를 다녀왔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달 초 내부 통신망을 통해 전 직원 ‘휴가령’을 내렸다. 부시장 등 간부를 포함해 모든 부서 직원들이 법정휴가를 쓸 수 있도록 독려하는 메시지였다. 

박 시장이 직접 작성한 메시지는 “휴가 안 간 부서 각오하세요”라는 엄포로 시작된다. 박 시장은 “지난 2~5일 중국을 다녀온 뒤 3박4일(주말 포함)간 휴가를 다녀왔다”면서 “동창들과 함께 치악산 주변에서 먹고 자고 등산하면서 지냈더니 온 맘과 마음이 가뿐해진다”고 소개했다. 

이어 “폭염과 폭우에 대비해 비상 근무해 준 서울시 및 재난대책본부 직원 여러분께 감사와 치하를 말씀드린다”면서 “덕분에 저를 포함한 직원들이 안심하고 휴가를 다녀올 수 있었다”고 인사했다.

이 다음부터 본격적인 ‘휴가령’이 시작된다. 박 시장은 “이제 교대해서 여러분이 다녀올 차례”라고 말했다. 

그는 “법정휴가는 모두 사용해야 한다”면서 “이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쉬어야 일도 잘 할 수 있다”면서 “산적한 업무들이 적지 않겠지만 일단 휴가를 다녀오고 나서 그 다음 일을 생각하자”고 말했다.

박 시장은 특히 “업무를 앞에 놓고 휴가 가겠다고 말하기 어렵다면 저처럼 두차례 나눠 다녀오라”면서 “실ㆍ국ㆍ본부장과 과장들은 교대로 모두 휴가를 다녀오도록 독려해달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지난 6~7일과 26~28일 두번으로 나눠 휴가를 다녀왔다. 그러면서 “9월 초에 어느 부서가 가장 휴가를 제대로 다녀왔는지 제가 챙기겠다”면서 “휴가 충분히 다녀오지 못한 부서는 각오하라”고 엄포를 놨다.

서울시 직원들은 박 시장의 엄포 아닌 엄포에 내심 환영하고 있다. 박 시장의 주문대로 부시장부터 맨 아래 직원까지 자연스럽게 휴가를 가는 분위기가 연출된 것이다.

한 본부장은 “휴가를 갔다온 뒤 간부회의에 참석했는데 시장님께서 ‘정말 잘했다’고 칭찬해 줘 되레 쑥스러웠다”며 “시장님께서 모든 간부들도 휴가를 갈수 있도록 일부러 간부회의에서 칭찬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A사무관은 “예전에는 ‘휴가 가라’고 말만 해놓고 국장이나 과장은 휴가를 못 갔다”면서 “올해는 위에서 먼저 (휴가를) 가니까 아래 직원들도 휴가 가기가 훨씬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B간부는 “박 시장이 직접 휴가 상황을 점검한다고 하니 일부러라도 (직원들을) 휴가를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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