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악용소지등 사회문제 우려
#. 한 흥신소 업체에 연수원 출신 A 변호사로부터 취업을 부탁하는 전화가 걸려왔다. 월 200만원이라도 좋으니 고용해주면 흥신소에서 근무하며 각종 법적인 문제를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흥신소 관계자는 “변호사들도 불황이 정말 심한 것 같다”며 “예전 같으면 우리 쪽에서 문제가 생길 것에 대비해 영입하려 했겠지만 막상 또 저런 전화가 이따금씩 오니 그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는 못해 일단 보류 상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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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불황이 이어지면서 변호사들이 합법과 불법 사이에서 위험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다. 이에 법률전문가인 변호사들이 생계유지에 매달리며 변호사로서 적절하지 않은 일까지 맡아 결국 사회문제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논란이 된 ‘집사 변호사’ 역시 법조계 불황이 낳은 그림자로 꼽힌다.
집사 변호사를 구치소에 갈때마다 목격한다는 B 변호사는 “‘집사 변호사’ 가운데는 구치소에 오기 적당하지 않는 화려한 옷을 입고 자주 등장한다”며 “눈요깃거리로 스스로의 지위를 떨어뜨리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처럼 법조계 불황으로 변호사들의 변종 영업이 이어지면서 변호사들이 법률 지식을 활용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진다.
실제로 지난달 윤모(57) 변호사는 생활고로 의뢰인이 맡긴 공탁금 2억 9000만원을 횡령했다. 윤 변호사는 또 “승소가 확실한 교통사고 인지대가 급하게 필요하다”거나 “개포동 주공아파트에 대한 경매 절차가 진행중이다”며 수천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지방변호사회 김한규 회장은 “일본의 경우 야쿠자에 고용되어 각종 범죄를 저지르는데 일조하며 법망을 피해갈 수 있도록 조언하거나 법률적 조언을 하는 변호사들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바 있다”며 “자리를 잡지 못한 청ㆍ장년 변호사들이 범죄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jin1@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