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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 & 데이터]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 ‘운 좋은 장수’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대표
[헤럴드경제=권도경 기자]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조선업계에서 ‘운이 좋은 장수’로 불린다. 2001년~2006년까지 대우조선 사장직을 두차례 맡았다. 당시 대우조선공업은 2001년 1월부터 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도크바닥에 잡초가 날 정도로 수주가 들어오지 않아 극심한 불황을 겪던 때였다.

정사장은 워크아웃이 진행된지 7개월이 지나 대우조선의 키를 잡았다. 정 사장은 5년동안 경영을 맡는 동안 대우조선은 워크아웃을 졸업하고 정상궤도에 올랐다. 2002년 대우조선공업의 사명을 현재 대우조선해양으로 바꾼 것도 그였다. 이는 정 사장을 세간에 위기돌파형 최고경영자(CEO)로 각인시켰다. 


정 사장이 대우조선, 대우정보통신을 거쳐 맡은 곳은 STX조선해양. 지난 2013년 채권단 관리체제에 들어간 STX조선해양 사장에 임명돼 1년 이상 회생에 공을 들였다. 이처럼 정사장은 15년동안 각사 CEO직을 수행해 ‘운이 좋은’ 인물로 평가를 받았다.

지난 5월 정사장은 친정인 대우조선으로 9년만에 돌아왔다. 정사장이 돌아와서 맞닥뜨린 현실은 참담했다. 글로벌 빅3인 대우조선은 어느새 만신창이가 돼있었다. 취임 첫 기자회견에서 정사장은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는 조선업과 대우조선의 현황을 또다른 시련이라고 토로했다. 취임 직후 재무와 회계를 샅샅이 살펴본 결과 큰 손실이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는 사실도 밝혔다. 이는 2분기 3조원 적자의 전조였다. 운 좋은 정사장도 진정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대우조선은 유례없는 위기다. 갖은 악재도 겹친다. 2001년 구조조정으로 상흔이 깊다는 정 사장은 다시 한번 칼을 빼들었다. 정사장은 “조선사업 외 비주력 자산은 모두 다 팔 것”이라고 밝혔다. 매물로 나올 곳은 서울 본사와 당산동 사옥, 골프장 등이다. 현실적으로 매각 가능한 자산은 4000억원 수준이다. 망갈리아조선소 등 해외자회사도 매각대상이다. 대우조선이 자산매각까지 나선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유동성 확보와 경영정상화가 그만큼 절박하기 때문이다.

9월 1일자로 조직개편도 단행한다. 조직과 임직원 전체 숫자를 30% 가량 줄인다. 정사장을 포함한 대우조선 임원들은 9월부터 임금도 반납한다. “지금 위기만 넘어서면 살 길이 있다”면서 직원들을 틈틈이 독려하는 정사장. 그가 수십년 경륜으로 대우조선의 위기를 다시 극복할 지 주목받고 있다.


권도경기자/ k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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