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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푸드] 옥수수 깜부기, 백조로 재탄생하다
[코리아헤럴드=상윤주 기자] 흑수병(黑穗病)은 오랫동안 옥수수 농부들의 골칫거리였다. 흙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식용 담자균이 공기 중을 통해 식물에 옮겨 붙고, 결국 옥수수에 옮게 되면 ‘옥수수 깜부기’라는 혹과 같은 푸르스름한 덩어리가 된다. 옥수수 깜부기는 일부는 버섯이고 일부는 옥수수 형태인데, 어찌됐던 감염된 옥수수는 전혀 판매할 수 없기에 옥수수 농부들은 흑수병을 “악마의 옥수수”라 칭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애환 덩어리였던 옥수수 깜부기가 멕시코에서 별미 요리로 통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옥수수 깜부기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고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미운오리 새끼’였던 옥수수 깜부기가 어느날 ‘백조’로 화려하게 둔갑한 셈이다.


[사진출처=123RF]

이유는 간단하다. 버려졌던 옥수수 깜부기가 영양만점의 요리로 재탄생했기 때문이다. 옥수수 깜부기는 멕시코에서 ‘위클라코체’라고 불리며 별미로 입소문을 타고 요리 재료로서 확산됐고, 시장에서 잘 팔리고 있는 데다가 타코, 케사디야와 수프 등에 들어간다고 외신은 그 배경을 설명했다. 처음엔 사람들이 쳐다보지도 않다가 서서히 옥수수 깜부기의 맛에 매료됐다는 것이다.

멕시코의 한 요리책은 위클라코체를 “말로 설명하기 힘든, 먹물과 비슷한 버섯 같은 맛”이라고 표현했으며 사우스 캐롤라이나 주의 한 레스토랑 셰프 션 브록은 블랙 트러플(송로버섯) 같은 깊은 맛이 난다고 칭송했다. 위클라코체는 옥수수에는 없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리신이 풍부하며, 섬유질과 단백질도 많은 영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도 옥수수 깜부기를 다루는 식당이 몇개 있지만 자연적으로 균류가 옥수수를 감염해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정기적인 공급은 어렵다고 외신은 덧붙였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제는 일부러 담자균을 주입해 위클라코체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여러 연구가 진행되는 등 옥수수 깜부기는 점차 골칫거리 신분에서 벗어나며 막강한 가치를 지닌 요리 재료로서 화려하게 재탄생을 하고 있다고 외신은 강조했다.


sangy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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