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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 없어진 스마트폰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스마트폰 시장에 철이 사라졌다. 나온지 1년이 다된 ‘구형’ 모델이 비슷한 가격, 성능의 ‘신형’보다 더 잘팔린다. 스마트폰의 핵심 인 주요 부품 발전 속도가 정체되고,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성능과 가격 평준화가 이뤄지며 나타나기 시작한 현상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8월 2째주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삼성전자가 LG유플러스에 공급한 갤럭시A5였다. 또 삼성전자가 SK텔레콤과 KT에 공급한 갤럭시 그랜드 맥스도 주간 판매량 3위와 4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두 모델 모두 국내에는 1월에 출시된 제품이다.


갤럭시A5는 지난해 인도와 중국 등에서 먼저 선보이고, 올해 1월 국내에 본격적으로 시판된 제품이다. 금속 일체형 디자인이 특징인 이 제품은 퀄컴 스냅드래곤410칩셋에 HD급 5인치 디스플레이, 2GB램을 장착한 전형적인 중저가 모델이다. 출고가는 48만원으로, 이통사의 보조금을 고려하면 10만원 이하 가격에도 구매 가능하다.

갤럭시 그랜드 맥스도 마찬가지다. 사양은 갤럭시A5와 비슷하면서도 외형은 플라스틱을 이용, 보다 싼 가격에 공급 가능하고 있다. 주로 중장년층과, 고가 스마트폰이 부담스러운 청소년 등을 중심으로 1월 출시 이후 꾸준히 팔리는 ‘올해의 베스트 셀러 스마트폰’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하반기 갤럭시J5, 밴드플레이 등 비슷한 사양과 가격의 신제품이 나왔지만, 갤럭시A5와 그랜드 맥스의 아성에 좀처럼 힘 쓰지 못하는 모습이다. 통신사들이 전략적으로 들여온 중국산 알카텔, 화웨이 제품 역시 뛰어난 가성비에도 불구하고 판매 순위 10위권과는 거리가 멀다. ‘새로나온 최신 기종이 더 좋다’는 스마트폰의 오랜 고정관념이 허물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제조사별로 한달에 한개 이상의 신모델이 쏟아져 나오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시 9개월이 된 모델은 작년까지만해도 ‘구형’으로 취급받기 쉽상이였다. 프리미엄 제품군에서는 갤럭시S시리즈와 G시리즈, 그리고 노트와 아이폰이 출시와 함께 선두 자리를 바톤터치 했고, 중저가 제품 역시 신제품 출시와 함께 이통사들의 과감한 프로모션으로 반짝 팔리고, 이후에는 창고로 직행하기 일쑤였다. 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쌓인, 출시 20개월 이상 악성 재고 스마트폰이, 소형 판매상에만 10만개 이상 있는 것으로 추산할 정도다.

이 같은 현상과 관련, 업계에서는 ‘스마트폰 성능의 평준화’를 원인으로 꼽았다. 올해 1월 나온 갤럭시A5나, 나온지 한달이 채 안된 갤럭시J5, 또는 LG전자 밴드플레이나 AP와 램, 디스플레이, 그리고 가격까지 큰 차이가 없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디스플레이나 AP, 램 등 핵심 부품 공급과 가격에서 큰 차이가 없는 중저가 제품군에서는 더 이상 제조사별, 브랜드별로 차별화가 쉽지 않다”며 “결국 이통사의 판촉 전략에 따라 출시 시기와 상관없이 베스트셀링 모델이 결정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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