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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萬世一係’의 희망…왕손 히사히토…왕실·여론도 그의 편
2006년 9월 6일. 일본 왕실을 오랜 금기를 깰 뻔한 ‘위기(?)’에서 벗어난다. 아키히토 일왕의 차남 후미히토(文仁) 왕자에게서 41년만에 아들이 태어났기 때문이다. 히사히토(悠仁) 왕손이다.

일본 왕실 법은 딸의 왕위승계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일본의 왕통은 영원히 같은 ‘아들’ 중심의 혈통이 계승한다는 ‘만세일계(萬世一係)’의 원칙 때문이다.

히사히토(悠仁) 왕손. [사진=아사히(朝日)신문]

아들이 없는 나루히토의 후임은 후미히토이지만, 후미히토도 이때까지는 아들이 없었다. 이 때문에 딸에게도 왕위계승권을 줘야한다는 논의까지 있었다. 딸이 계승권을 갖게되면 계승순서는 왕세자 나루히토에 이어 그의 딸인 도시노미야 아이코(敬宮愛子)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히사히토의 탄생으로 이 같은 논의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이제 후미히토의 후임은 히사히토가 된다. 나루히토는 1960년생이고 후미히토는 1965년생이다. 확률상 현재 왕위 계승권자 가운데 가장 오래 왕위에 있을 왕족은 히사히토다.

자연스럽게 왕실의 무게 중심은 후미히토 부자로 옮겨갔다. 진보적인 행보와 왕실 전통을 깨는 나루히토(德仁) 왕세자와 마사코(雅子) 왕세자비를 향한 언론의 관심은 이미 꺼진 지 오래였다.

히사히토 왕손이 태어날 당시 후미히토 왕자 가족을 지원하는 궁내청 직원은 7명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 직원이 1년마다 1~2명씩 증가해 22명으로 늘었다.

궁내청 관계자는 일본 온라인매체 라이브도어에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하면 차기 계승권자 공무는 후미히토 왕자가 맡게될 것”이라며 “궁내청 입장에서는 후미히토 왕자 집안에도 나루히토 왕세자에 버금가는 지원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나루히토 왕세자 다음 일왕 계승권자가 후미히토가 되어야 할 지, 히사히토가 되어야할 지에 대한 논란이 있다. 계승서열은 후미히토가 2위로 3위인 히사히토에 앞서지만, 나루히토 왕세자와의 나이차가 크지 않아 자칫 짧은 시간에 일왕두 차례나 바뀔 가능성이 있어서다. 게다가 일본 내 여론은 나루히토보다는 후미히토에 우호적이다. 나루히토의 자진 퇴위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히사히토가 나루히토의 양자가 되는 방법이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이 역시 일본에서는 거론되지 않는 시나리오다. 현행법상 일본의 왕위 계승서열은 일본 의회의 의결을 통해 변경될 수 있다. 현실권력이 왕실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셈이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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