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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스포츠 칼럼 - 이명옥] 국립중앙미술관 탄생, 머지않았다
모처럼 미술계에 희소식이 전해지면서 미술인들의 표정도 이전보다 한층 밝아졌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취임 1년 기자간담회에서 “국립미술관의 위상을 높이는 방안으로 현대미술관장의 지위를 차관급으로 승격하고 법인화를 재추진해 복수의 지방분관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수년 동안 미술계 인사들이 세미나, 간담회, 신문칼럼 등을 통해 국립현대미술관을 국립중앙박물관급으로 격상시켜 줄 것을 정부에 요청했는데 드디어 그 제안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그동안 미술인들은 무척 자존심이 상했었다. 중앙박물관장이 차관급, 임명직인데 비해 국립현대미술관장은 고위공무원 나등급, 2급 계약직이었던 것.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한국 미술계를 이끄는 수장으로 한국미술의 얼굴이다. 미술인들이 차기 국립현대미술관장 선임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는 것도 한국미술을 대표한다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립박물관에 비해 국립미술관이 부족한 것도 한국미술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큰 걸림돌로 작용했었다. 국립박물관은 40여개 관인데 비해 국립미술관은 단 1개 관 뿐이다.

최근 국제비엔날레, 해외아트페어에 참여한 한국작가들이 러브콜을 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데다 세계미술시장의 중심축이 아시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아시아 현대미술 성장세가 폭발적인데도 한국미술의 국제적 지위향상을 주도해야 할 책임을 짊어진 국가대표 미술관이 고작 1개 관인 실정이다. 국내ㆍ외적으로 문화후진국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지 않을지 걱정이 앞서는 부분이다.

국립미술관의 위상 강화가 절실한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분관 설립은 미술전공 청년일자리 창출과 미술시장 활성화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2001년~2015년까지 학예사 자격증 배출자는 5226여명에 달한다. 어렵게 학예사 시험을 통과하고 자격증을 획득한 많은 전문 인력들이 박물관이 아닌 미술관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 복수의 국립미술관 설립은 미술 전문인력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게 된다.

또한 미술품 거래 활성화에도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미술관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예술적 가치가 높은 작품을 사들여 관객에게 감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신축 국립미술관은 수장고를 채울 소장품이 필요하기 때문에 미술품을 사게 되고 이는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결과로 이어진다. 그러나 지금 당장 급하게 서두른다고 해결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국립미술관의 법인화, 분관 건립비와 운영유지비, 소장품 구입에 따른 재원조달 방안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하는 등의 일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상처난 자부심이 치유되고 명예를 회복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미술도 문화재만큼이나 국가의 소중한 자산임을 공개적으로 인정받았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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