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카드와 한국문화정보원이 24일 내놓은 ‘2015년 상반기 외국인 신용카드의 국내사용 지출액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상반기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지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6% 증가한 5조4000억여원을 기록했다.
증가추세를 보이던 외국인 지출액이 올 상반기에 기대 이하인 것은 메르스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메르스 이전인 1~5월 외국인 지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22% 증가 추세였으나, 메르스가 극성이던 6월 한달은 전년동기 대비 35% 급감하면서 상반기 증가폭을 둔화시켰다. 이는 6월 외국인 입국자수가 전년동월 대비 41% 감소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제2의 내수, 중국인이 위험하다…주춤해지는 증가폭=우선 큰 손 중국인 관광객의 소비 증가세가 주춤해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중국인이 여전히 외국인 신용카드 사용액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지만, 중국인 지출액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큰 손 중국인’에서 ‘짠돌이 중국인’으로 변하고 있다는 애기다.
실제 신용카드 지출액이 가장 큰 국가로는 중국(56.4%), 일본(16.8%), 미국(8.4%) 순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중국은 지출액이 매해 60% 이상씩 증가하는데, 지난 상반기는 3조4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2% 증가에 그쳤다. 일본은 9000억원으로 11.2%, 미국은 4500억원으로 13.3% 증가했다.
중국, 일본, 미국에 이어 홍콩, 대만, 싱가포르 순인데 이들 국가도 메르스 영향으로 6월 지출액이 각각 55%, 46%, 5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카자흐스탄은 300억원으로 전체 13위, 전체비중 0.6%에 불과하지만 전년동기 대비 66.6% 늘어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의료부문에서 전년동기 대비 96.4% 증가했다.
▶메르스ㆍ러시아 불황 여파로 의료업 지출 감소=업종별로는 쇼핑, 숙박, 음식, 의료 순으로 지출액이 높았다. 전체 지출액의 53.1%를 차지하는 쇼핑은 2조86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1.9% 증가했다. 숙박은 1조2700억원, 음식은 4200억원, 의료는 2100억원 순이다.
의료업종은 전년동기 대비 7.7% 감소했는데, 특히 러시아는 루블화 가치 하락과 지속적인 저유가에 의한 경제 불황으로 해외관광이 많이 줄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부문은 개인병원, 종합병원, 약국 순으로 지출액이 높았다. 국적별로는 중국(52.4%), 미국(11.6%), 러시아(9.6%), 카자흐스탄(8.0%) 순이었다.
중국과 미국은 개인병원 지출액이 많았고,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은 중증 질병 치료 등을 위해 종합병원을 많이 찾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료분야에서 전년대비 증가폭이 큰 국가로는 카자흐스탄(96.4%), 태국(70.2%), 아랍에미리트(46.4%), 베트남(42.8%) 등으로 중앙아시아, 동남아시아, 중동 국가의 의료 지출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관광분야는 3조8000억원의 지출이 발생했고 중국(66.9%), 미국(8.2%), 일본(5.6%) 순으로 지출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일본은 전년동기 대비 28.2% 감소했다.
스포츠부문은 427억원의 지출이 발생했으며 실외골프장, 종합레저타운・놀이공원, 레저스포츠 순이다. 시도별로는 경기(58.6%), 제주(14.6%), 강원(8.8%)순이다.
▶서울 74%로 1위…광주ㆍ제주 증가폭 두드러져=지역별로는 서울, 경기, 제주, 부산, 인천 순으로 제주가 전체 3위로 올라섰다.
서울이 3조9900억원으로 전체 지출액의 74%를 차지했고 경기는 3700억원, 제주는 2740억원, 부산은 2720억원, 인천은 2400억원 수준이다.
전국 시군구별 지출액 중 서울 중구가 30%, 서울 강남구가 12.4%, 서울 구로구가 9.2% 비중을 보였다.
특히 구로구는 신규 호텔 건축과 증가하는 의료 관광객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4개국어 지원 홈페이지 오픈 등 의료관광 인프라 구축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도별 증가율은 제주(63.3%), 강원(35.1%), 광주(28.3%) 순으로 높았다.
제주는 중국뿐 아니라 홍콩, 태국,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 관광객이 지속 증가하면서 외국인 신용카드 지출액이 전년대비 크게 증가했다. 면세점이나 특급호텔이 주요 지출 업종인데 서울 본점에서 누적 집계하는 방식임을 감안하면 제주의 실제 외국인 카드 지출 규모는 훨씬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