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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만 25만마리…세계에서 가장 큰 펫숍
[HOOC=김현경 기자] 동물을 보고 싶을 때 여러분은 어디로 가시나요? 아마 ‘동물원’이라는 응답이 많을 것 같은데요.

독일에서는 동물을 보고 싶을 대 이곳에 간다고 합니다.

[사진=자약 동물원(Zoo Zajac) 페이스북]

이곳은 바로 ‘노베르트 자약(Norbert Zajac)의 펫숍(pet shop)’입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자약의 펫숍은 무려 25만여마리의 동물을 전시해 ‘자약 동물원(Zoo Zajac)’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독일 북서부의 공업도시 뒤스부르크(Duisburg)에 위치한 자약의 펫숍은 13만제곱피트(약 3654평)의 규모로 공항처럼 펼쳐져 있습니다. 미국 백악관의 2배에 해당하는 크기입니다.

[사진=자약 동물원(Zoo Zajac) 페이스북]

‘세계에서 가장 큰 펫숍’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자약의 펫숍에서는 무려 3000종의 동물을 만날 수 있습니다.

두발가락나무늘보, 미어캣부터 젤리피쉬, 피라냐, 귀뚜라미까지 독특한 동물도 많습니다. 타란튤라만 50종이 넘으며 유럽에서도 손에 꼽는 파충류 컬렉션을 자랑합니다.

[사진=자약 동물원(Zoo Zajac) 페이스북]

자약이 동물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그가 4살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는 4살 때 첫 반려동물로 골든햄스터를 키우게 됐습니다. 자약은 햄스터를 정성껏 돌봤고 이듬해 두번째 햄스터를 샀습니다. 그가 8살이 되던 해 햄스터의 수는 무려 100마리가 넘었습니다.

좁은 집이었지만 자약의 부모는 동물을 키우는 데 관대했습니다. 단 자약에게 동물을 얼마든지 키워도 좋지만 키우는 비용은 스스로 해결하라고 가르쳤습니다.

자약은 동네 펫숍에 햄스터를 내다 팔기 시작했고, 기니피그, 도룡뇽, 거북, 악어 등으로 대상을 넓혀갔습니다.

“동물을 발견하면 그 동물을 데리고 와서 기르고 싶었다”고 그는 회고했습니다.

자약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던 해부터는 학교에서 그의 집으로 소풍을 오기 시작했습니다.

1967년에는 13살의 나이로 독일 최연소 앵무새 사육사 자격증을 땄습니다.

[사진=자약 동물원(Zoo Zajac) 페이스북]

동물에 관심이 많은 그였지만 첫 직장은 엉뚱한 곳이었습니다. 14살 때 직업 상담을 받았는데 제철소 노동자를 추천받았고, 고등학교에 가지 못한 채 일찍부터 제철소에서 일하게 됐습니다.

그는 일을 하면서도 퇴근 후 집에 돌아와서는 여전히 동물을 돌봤습니다. 그러다 18살 때 군대에 징집되면서 대부분의 동물을 팔게 됐습니다.

2년 후 제대한 자약은 다시 제철소에서 일을 하던 중 뒤스부르크의 한 임신부가 펫숍을 처분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는 아버지에게 돈을 빌려 그 펫숍을 인수했습니다. 1975년의 일입니다. 조용한 마을의 작은 펫숍은 이제 내로라하는 명소가 됐습니다. 

[사진=자약 동물원(Zoo Zajac) 페이스북]

하루 방문객이 1만2000명을 넘을만큼 자약의 펫숍은 인기가 많지만 실제 구매는 하지 않고 그냥 동물을 보러 오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매출은 높지 않습니다. 동물의 집이나 액세서리를 판매해 현상을 유지하는 정도입니다. 인근 부퍼탈동물원의 관리자였던 울리히 쉬러 씨는 “자약의 펫숍은 무료 동물원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약은 “만약 동물만 판매했다면 매년 25만파운드(약 4억6500만원)의 적자를 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자약 동물원(Zoo Zajac) 페이스북]

이런 이유로 다른 펫숍들은 동물을 아예 두지 않거나 최소한만 두고 물품 판매에 치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대형 유통사들이 늘어나면서 동네 펫숍은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약은 동물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그의 목적은 미용을 제공하는 펫숍이 아니라 ‘입양이 많이 이뤄지는 펫숍’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펫(동물)이 없는 펫숍이 되고 싶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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