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잇몸뼈가 거의 없는 환자에게 콜라겐 스폰지를 활용해 시행한 자가 치아 이식수술이 성공적으로 이뤄져 주목된다.
일반적으로 자가 치아 이식술은 발치될 치아의 잇몸뼈(치조골) 상태가 좋아야 성공률이 높다. 잇몸뼈가 많지 않으면 결국 이식한 치아가 흔들리게 돼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치과병원 의료팀은 20대 남성을 대상으로 시행한 자가 치아 이식수술이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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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치아가 매복된 상태에서 잇몸뼈 아래 물혹이 있는 엑스레이 사진. B: 물혹 제거 수술 및 매복치아 자가 이식술을 시행한 모습. C: 수술 3년 후 완벽하게 치료된 모습 |
병원에 따르면 치과 정기검진 중 이 환자에게서 아래턱 작은 어금니 한 개가 매복돼 있고 그 주변에 큰 물혹(낭종)이 발견됐다.
물혹 제거 수술 의뢰를 받은 강남세브란스 치과병원 의료팀은 물혹의 원인인 매복된 치아를 발거한 뒤 매복 치아를 발치한 뒤 버리지 않고 치아가 없는 원래 자리에 이식했다.
구강악안면외과 허종기 교수는 “환자가 20대 젊은 환자여서 임플란트를 시행해도 됐지만 자연치아가 정상적 기능을 하게 했다”고 설명했다.
자가 치아 이식은 자연 치아를 보존한다는 점, 치아에 치주인대가 있어 자연스러운 치아이동을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 환자는 물혹으로 인한 결손 부위가 커서 잇몸뼈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다른 부위의 뼈를 떼어 이식한다 하더라도 많은 양의 뼈 이식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의료팀은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고 시간이 지나면 흡수되는 콜라겐 스폰지를 치아 이식 자리에 부가적으로 삽입해 초기 2~3개월 동안 이식한 치아가 흔들리는 것을 방지하고 신생 골이 잘 형성되도록 유도했다.
결과적으로 수술 시행 후 2년 넘게 환자를 추적 관찰한 결과, 이식 치아가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고 물혹이 있었던 병소도 깨끗하게 치유됐음이 확인됐다.
치료에 참여한 치과보존과 신수정 교수는 “이 수술을 통해 잇몸뼈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도 자가 치아 이식이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만큼 앞으로 자가 치아 이식수술의 적용 범위를 확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치아 이식은 치아의 발육상태에 따라 적절한 시기(2~4주 사이)에 신경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강남세브란스 치과병원은 구강악안면외과와 치과보존과가 긴밀히 협진해 왔다”고 덧붙였다.
이번 성공 사례는 올해 3월 미국 근관치료학회의 ‘Journal of Endodontics(IF=2.788)’에 ‘Autotransplantation of an Impacted Premolar Using Collagen Sponge after Cyst Enucleation(콜라겐 스폰지를 이용해서 낭종적출수술 후 매복된 소구치를 자가 이식한 증례)’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바 있다.
thle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