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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의 왕실]아키히토 일왕, 망둥이 연구로 세계적 권위
왕실, 돈·권력보다 학문에 몰두
일본 역사 대부분을 통해 상징적 존재였던 일왕에게도 뭔가 몰두할 게 필요했다. 권력이 없어 정치는 위험했고, 품위를 떨어뜨리는 경제활동도 어려웠다. 결국 택할 수 있는 것은 ‘학문’ 뿐이었다.

표면적인 전제군주권을 가졌던 메이지(明治) 일왕도 실권은 없었던 까닭에 결국 의지한 것은 학문이었다.

메이지일왕은 청년 시절 한학자들의 교육에 크게 영향을 받아 교육에서 유학(儒學)에 대한 조예가 깊었다. 메이지 일왕은 또 사회 발전에 공헌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매년 왕실의 학문활동을 독려하는 ‘강서시(講書始)’ 행사를 기획했다.
(왼쪽부터)생물학에 조예가 깊은 히로히토 일왕, 어류학에 조예가 깊은 아키히토 일왕. [자료=궁내청]

매년 1월 왕궁에서 열리는 이 행사는 일왕 부부와 인문과학ㆍ사회과학ㆍ자연과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의 권위자들이 참석해 각 학문분야의 현황을 확인하고 학문의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이다.

이같은 전통은 다음 대에도 전해졌다. 특히 인문학이나 사회과학의 경우 자칫 정치적 색깔을 드러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자연과학으로 집중됐다.

어린시절 제왕학과 군사학을 공부했던 히로히토 일왕은 전후 아카사카(赤坂) 별궁 내에 생물학 연구실을 창설해 변형 균류(점균)와 히드로충류(히드로조아)의 분류학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학계에서 히드로조아가 동물인지 식물이지 구별되지 않았는데, 쇼와의 연구결과 동물인 사실이 확인돼 저명한 학술지에 기고되기도 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세계적인 망둥이 연구가로 유명하다. 일왕은 일왕이라는 직위 외에 어류학 박사학위도 갖고 있다.

아키히토 일왕이 일본어류학회에 발표한 논문만 28편에 달한다. 그는 1992년 세계적인 과학잡지인 ‘사이언스’ 지에 논문을 기고하기도 했다.

아키히토 일왕의 취미는 승마와 일본 어악(御樂) 등 다양하지만 특히 시간이 날 때마다 낚시를 즐긴다고 한다. 자신이 낚은 고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생태학적인 변화가 없는지 살펴보기 위해서다. 아키히토 일왕의 실험실도 아카사카 별궁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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