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의 이날 결정으로 ‘KEB 하나은행’은 자산규모 290조원으로 신한은행(260조), 국민은행(282조), 우리은행(279조원)을 능가하는 1위로 올라섰다. 이로써 지난해 7월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의 양 은행 합병 추진 선언 이후 지리한 법정 다툼과 협상을 이어갔던 통합 논의가 1년 여 만에 종결됐다.
통합 과정은 험난했다. 노조는 5년 간 독립 경영을 보장한다는 2ㆍ17 합의서를 근거로 법정 투쟁을 이어가며 통합에 반대했다. 상호 간의 합의서 수정안 내용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인 끝에 김 회장이 직접 통합은행 명에 KEB를 살리고 출신에 따른 인사 차별을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서야 일단락됐다.
깊게 파인 갈등의 골을 메우는 과제가 통합은행장에게 지워졌다. 임기 2년의 통합은행장은 오는 24일 첫 모임을 가질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이달 말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 등기이사로 등록된 김한조 외환은행장, 김병호 하나은행장, 함영주 하나은행 부행장 중 통합은행장이 선출될 것으로 보인다. 역시 등기임원으로 등록된 김정태 회장이 은행장을 맡는 방안도 거론되고있으나 업무 과중 등을 이유로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사업 비중을 약 40%까지 늘려 2025년까지 글로벌 40위권, 아시아 5위권 은행으로 거듭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만큼 외환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도 관건이다.
조직 개편과 인사이동도 이뤄진다. 이미 하나금융은 본인가 직후 영업지원, 인사, 재무, 기획등 총 60여개의 부서로 재편키로 하고 본점 부서장 인사를 단행했다. 이날 발령 받은 63명은 통합추진단에 소속돼 통합 작업을 도맡을 예정이다.
하나금융 내부에서는 PB 서비스 등 소매 금융에 강점을 보이는 하나은행과 기업 금융과 외환 서비스, 해외 진출에 강한 외환은행의 강점을 모두 살리기 위한 부서간 조합과 각 부문의 위상에 대한 여러가지 안을 두고 치열한 논의를 거치고 있는 중이다. 단 일선 영업점 통합은 전산통합 이후로 미루기로 한 노사합의에 따라 시간을 두고 추진할 계획이다. 전산시스템 통합의 경우 내년 설 연휴까지 마친다는 사측과 공정한 평가를 위해 점진적으로 해야 한다는 외환은행 노조가 맞서있다.
앞서 합병 과정을 겪은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두 은행 간 연봉과 조직 문화의 차이가 큰 만큼 통합 후 첫 인사와 이에 대한 직원들의 반응이 향후 화학적 융합의 향배를 가를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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