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는 NN투자파트너스 등의 자료를 종합해 지난 해 7월부터 올 7월까지 13개월간 아시아 주요 19개국에서 순유출된 자금을 9402억 달러(한화 약 1111조원)로 집계했다. 2008년 4분기부터 2009년 상반기에 걸친 9개월간의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순유출액 4800억 달러의 두 배에 가깝다.
그런데 아직도 더 빠질 여지는 충분하다. 2009년 7월부터 지난 7월까지 73개월간 이들 신흥국으로 순유입된 자금은 2조 달러에 달한다.
추가유출을 우려하는 이유는 자금 순유출이 신흥국 경제의 악순환 방아쇠를 당기는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중국의 경기침체-신흥국 대(對) 중국 수출감소-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신흥국에서 자금유출-신흥국 통화가치 하락-신흥국 수입감소-디플레이션ㆍ세계경기 침체’의 고리다.
특히 18일 중국 증시가 평균 6% 넘게 급락하면서 위기의 진앙지인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고, 악순환 고리는 더욱 단단해지는 모습이다.
중국은 6월부터 증시폭락이 시작되면서 부동산 거품 외에 공기업과 지방정부의 과도한 빚 문제가 불거졌고, 최근에는 중앙은행의 시장개입에도 불구하고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전세계의 불안을 증폭시키고 있다.
프랑스 소씨에떼제너럴(SG) 베른드 버그 전략담당은 “신흥국 통화가 최악의 폭풍을 맞이하고 있다”면서 “글로벌 성장률 (정체)에 대한 공포는 신흥국의 급격한 둔화가 주도하고 있으며, 선진국의 미온적인 회복세는 중국과 다른 신흥국 약세에 대응할 정도로 강력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사실상 신흥국발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경고다.
그런데 글로벌 투자은행(IB)과 전문기관들은 동남아 국가의 외환위기를 우려하면서도 중국의 경제위기가 심화되면 한국 경제가 받을 충격이 가장 강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한국의 경제성장 전망은 신흥국 최악이다.
한편 9월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 외에 각종 비(非) 경제적 불확실성도 신흥국을 괴롭히고 있다. 중국은 톈진(天津) 항만창고 폭발로, 태국도 방콕 연쇄 폭탄테러로 민심이동요하고 있다. 그리스 사태를 넘긴 유럽은 난민 문제로 고민에 빠졌고, 러시아는 크림반도에서 군사적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브라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는 권력층 부패 의혹으로 국가 지도력이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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