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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 격투기 뜨거운 감자…‘임신 테스트’
[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 UFC에서 남자 챔피언급 이상의 실력과 흥행력을 과시하고 있는 여성 파이터 론다 라우지(론다 로우지ㆍ28)의 활약과 여성 격투기단체 인빅타FC의 등장 등 격투기 판의 여성파워가 점점 커지고 있다. 국내 단체인 로드FC도 여성 경기를 강화하는 추세고, 탑FC도 정규 대회에 여성부 경기를 편입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여성 선수들의 신체적 특성에 따른 새 규정 도입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임신 여부 테스트다. 임신한 선수의 출전을 금지시켜 태아와 임신한 선수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격투기 경기에 출전한 여성 선수가 챔피언에 오른 뒤 다음 경기를 준비하던 중 임신 6개월이란 판정을 받았다. 임신 3개월의 몸 상태로 직전 경기를 치른 셈이어서 큰일 날 뻔 했다.

현재 공식적으로 경기전 임신테스트를 의무 규정으로 도입한 곳은 북미 여성단체 인빅타FC와 한국의 로드FC다. 로드FC는 올해부터 ”여성 선수는 반드시 임신테스트를 받아야 한다”규정을 도입해 시행중이다.

세계 최대단체인 UFC의 경우 “여성 선수는 (남성 전용의) 서혜부 보호대 착용을 금지한다” “여성 선수는 대회 커미셔너의 승인을 받은 가슴 프로텍터를 의무적으로 착용해야 한다”는 등 여성만을 위한 보호대 규정을 도입하고 있지만, 아직 임신테스트는 규정에 넣지 않았다.

그러나 이미 여성 선수가 임신한 채 경기를 치른 일이 타 대회 단체에서 발생하고 있다. 태아에게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 때문에 UFC 등 격투기대회가 열리는 미국 내 일부 주에서는 이미 “경기 7일 전 임신 음성판정 결과를 제출할 것” “여성 선수는 의료검사의 일부로서 임신테스트에 참가해야 한다”는 규정을 내놓고 있다.

브라질 스트로급 여성파이터 킨벌리 노바에스란 선수의 사례가 임신테스트의 필요성을 절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지목된다. 이 선수는 지난 5월 브라질 녹시(Noxii)란 대회에 출전해 승리한 뒤, 오는 8월 21일 RFC 데뷔전을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체중 감량이 잘 되지 않고 훈련도 힘겨워 병원을 찾았더니 임신 6개월이란 판정을 받았다.

이 선수에겐 날벼락 같은 소식이었다. 임신 3개월인 상태에서 경기를 치렀고, 이제 다음 경기를 앞두고 혹독한 감량과 훈련을 해왔다는 사실은 태아에게 엄청난 위험이 됐을 테니말이다.

이런 사실이 MMA파이팅 등 격투기 미디어를 통해 알려지자 격투기 관계자와 팬들 사이에서는 녹시란 대회단체에 대한 비난이 들끓었다. 이 단체를 이끌고 있는 브루노 바로스 프로모터는 여성 파이터에게 임신테스트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을 생각도 못 해 봤다고 실토했다. 남성 중심의 스포츠가 여전히 갖고 있는 사각지대다.

지난 2011년에도 여성 선수의 임신이 논란이 된 바 있다. 신디 단도이스란 여성 선수는 그해 3월 벨기에에서 열린 스테어다운 대회에서 조리나 바스에게 승리한 뒤 나중에야 자신이 임신중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털어놨다.

심지어 그녀는 경기를 앞두고 감량이 잘 안 되자 스스로 병원을 찾아 임신테스트를 받았으나 음성판정을 받았다고 격투기매체 케이지라이터와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지만 4월에 임신테스트를 다시 받은 결과 임신 3개월인 것으로 나타났다. 3월 경기에 임신 2개월인 상태에서 출전했던 것이다.

단도이스는 그해 6월 스트라이크포스에서 여성 격투기 스타 지나 카라노와 경기를 앞두고 있었으나 결국 대회 출전을 포기했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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