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찾은 ‘현대백화점 판교점’ 주변 상권은 기대감과 불안이 공존했다. 신분당선 판교역에는 21일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을 알리는 큼지막한 홍보물을 쉽게 발견할 수 있었다. 3번 출구로 빠져나오니 밝은 갈색의 백화점 건물이 보였다. 판교 역세권 알파돔시티에 들어서는 이 백화점은 지하 7층, 지상 13층 규모로 지어졌다. 영업면적만 8만7800㎡로 축구장 30배 크기다.
주변 상권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백화점을 둘러싼 도로변에는 입점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현수막들이 눈에 들어왔다. 이 일대 800여 점포주와 상인들은 공동대책위원회를 꾸려서 성남시에 탄원서를 내는 등 현대백화점 개점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 이들은 백화점 안에 조성될 식품관이 판교 테크노벨리 직장인들과 유동인구 수요를 모두 빨아들 것이라고 우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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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분당선 판교역에서 바라본 현대백화점 판교점 모습. 21일 오픈을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
새 백화점의 식품관 영업면적은 1만3860㎡(약 4200평)으로 지금껏 국내에서 가장 큰 식품관을 자랑했던 신세계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을 앞지른다.
판교 메리어트호텔 인근의 한 식당 대표는 “이쪽 가게들은 테크로벨리 직장인들 바라보고 장사하는데 백화점에 식당가가 대규모로 들어서면 손님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라고 걱정했다. 반면 장사가 잘 될 것이라고 기대하는 상가 주인도 있었다. 인근 A커피 전문점 점주는 “어쨌든 판교 바깥에서 들어오는 손님들의 절대량은 많아질 것”이라며 “이쪽에 테크노파크공원과 화랑공원이 가까워서 사람들이 몰리면 장사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주변 상가 거래는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날 럭스타워를 비롯한 주요 상가건물에서는 내부 시설공사가 진행 중인 점포들이 2~3곳 눈에 들어왔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2분기 판교역 상권의 임대료는 전분기 대비 3.1% 올랐다. 판교에 없었던 백화점과 영화관이 들어서면서 유동인구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올리고 있는 것.
강태욱 하나은행 부동산팀장은 “판교 같은 신생 상권에서는 대형 백화점 임점이 기존 상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박준규 기자/whywhy@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