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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대가자!]가고 싶어도 ‘못가는’ 軍…공병 등 기술·행정병은 ‘실제고시’ 방불
취업난으로 가뜩이나 팍팍한 삶을 살고 있는 청년들에게 군 입대 문제가 한층 더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장기화된 불경기 탓에 입영 대상자들이 군 입대를 하나의 돌파구로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진 데다 복학과 취업에 유리한 시기를 찾아 지원자들이 몰리면서 치열한 경쟁의 문턱을 넘어야 하기 때문이다. 예년에 비해 입영 대상자들이 늘어난 것도 군 입대 경쟁을 가열시키는 또 다른 원인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청년실업률이 2013년 8.0%에서 2014년 9.0%로 오른 데 이어 올해 6월 현재 10.2%으로 역대 최고수준을 기록하면서 청년들의 군 수용능력을 넘어선 ‘군대러시’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특히 수십대 일, 수백대 일 경쟁률을 기록하며 ‘군대고시’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킬 정도로 치열한 기술ㆍ행정병 등 각군의 모집병 제도에서 이 같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대학에 재학 중인 김모(21) 씨는 지난 1학기 동안 전공 공부보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인증하는 국제인증 자격시험인 MOS와 컴퓨터활용능력 자격증 취득에 매진했다.

‘주특기 3111’을 받아 PC 행정병으로 입대한 뒤 경력을 쌓아 취업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이왕 군 복무를 해야 한다면 취업과 사회생활에서도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분야에서 하고 싶다는 생각에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는 입영 대상자가 넘쳐난다는 점이다.

오는 9월 입대 예정인 육군 기술ㆍ행정병 가운데 39사단 야전공병 경쟁률은 94.2대 1, 51사단 야전공병 경쟁률은 59.6대 1을 기록하며 국가고시와 대기업 입사 경쟁률을 무색케 했다.

특히 입영 대상자 중 대학생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복학에 유리한 시기에는 한층 더 경쟁이 심해지고 있다. 육군의 경우 3월과 9월 입대하면 각각 12월과 6월 제대할 수 있어 복학과 새 학기 준비에 유리하다는 이유로 입영 대상자들이 몰리고 있다.

여기에 군 입영대상자인 1991년에서 1995년 사이에 태어난 남성이 다른 해보다 유독 많다는 점도 군대의 문턱을 높이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입대한 남성은 27만4292명이었지만 입영가능한 만 19세가 된 1995년생 남성은 37만6000명으로 10만여명이 많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지난 정부에서 저출산시대에 대비해 출산율 저하로 현역병 자원이 부족해질 것을 예상해 지나치게 빨리 현역병 판정기준을 완화하는 바람에 입영적체 문제를 심화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신대원ㆍ양영경 기자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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