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금호타이어 끝내 전면파업…실적악화에 ‘설상가상’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금호타이어가 17일 전면파업에 돌입했다. 실적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파업 장기화까지 예견되면서 설상가상의 위기에 몰렸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이날 광주·평택·곡성공장에서 조별로 8시간 전면파업에 들어갔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전면파업을 벌인 것은 2012년 8월 이후 3년 만으로, 당시 노조는 하루 만에 파업을 철회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1일부터 4일간 근무조별 4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이후 협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끝내 전면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금호타이어는 부분파업 기간 매출 손실 80억원, 전면파업에 들어갈 경우 하루 52억원 손실을 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측은 일반직, 현장관리자 등 비상 조를 투입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노사는 그동안 수차례 실무회의와 본교섭을 가졌으나 임금피크제 도입, 일시금 지급 등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사측은 지난 10일 14차 본교섭에서 대폭 수정된 제시안을 내놓았지만 노조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사측은 최종안에서 임금 970원(일당 정액) 인상안을 수정해 ‘1900원 인상’으로 변경하고, 임금피크제 도입을 전제로 한 일시금 300만원 지급과 정년을 57세에서 61세로 4년 연장하는 방안 등을 새롭게 제시했다. 이는 법적 기준보다 1년을 추가 연장한 것으로 임금피크는 58세에 90%를 시작으로 해마다 10%씩 줄여 61세에 60%를 받는 방안이다.

그러나 노조는 기본급 8.3%(15만9900원) 정률 인상과 2014년 경영성과에 따른 성과급 배분, 기피직무 수당 지급, 1958년생 정년연장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측은 정년 확대와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임금피크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반면, 노조는 임금피크제를 수용할 수 없고 조건 없는 일시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금호타이어 파업 강행은 지역 협력업체와 금호타이어를 납품받는 기아자동차 광주공장에까지 피해가 확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업으로 인한 생산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파업으로 지난해 말 워크아웃을 졸업한 금호타이어 경영에 다시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호타이어는 워크아웃에 들어간 지 5년 만인 지난해 말 채권단 관리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올 들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액은 7544억원, 영업이익 44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2%, 48% 곤두박질쳤다. 영업이익률은 1년 전 9.9%에서 1분기 5.8%로 반토막났다.

박삼구 금호타이어 회장이 지난달 ‘2015년 하반기 임원 전략경영세미나’에서 경쟁사 대비 실적이 부진하다며 금호타이어를 강하게 질타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는 박 회장의 장남 박세창 부사장이 근무하는 회사다.

업계 관계자는 “금호타이어가 경쟁사와 격차를 좁히지 못하는 상황에서 후발주자의 맹추격으로 샌드위치 신세에 놓였다”며 “실적악화 속에 노조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했다.

/che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