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일왕 '깊은반성' 추도식 첫 언급…아베에 정치적 부담
[헤럴드경제]일본의 패전 70주년을 맞아 아키히토(明仁) 일왕이 전쟁에 대해 추도식에서는 처음으로 ‘깊은 반성’을 언급했다.아베 총리는 역대 총리가 패전일에 얘기해 온 아시아 국가에 대한 일본의 가해와 반성의 뜻을 3년째 생략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아키히토 일왕은 15일 일본 도쿄도(東京都) 지요다구 일본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전국전몰자추도식’에서 이른바 ‘오코토바’(お言葉, 말씀)라고 불리는 발언을 하며 전쟁 반성과 세계 평화 등을 언급했다.

그는 “여기서 과거를 돌아보고 앞선 대전(大戰)에 대한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며, 전 국민과 함께, 싸움터에서 죽고 전화(戰禍)에 쓰러진 사람들에 대해 마음으로부터 추도의 뜻을 표명하며 세계의 평화와 우리나라가 한층 발전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아키히토 일왕이 추도식에서 전쟁에 관해 ‘깊은 반성’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또 “평화의 존속을 갈망하는 국민의 의식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오늘의 평와와 번영을 쌓아왔다”며 그간 사용하지 않던 표현도 덧붙였다.

일본 언론은 일왕 발언에 특히 주목했다. 도쿄신문은 일왕의 이날 메시지에 관해 “과거의 추도식보다 한층 파고든 표현이여기저기 반영된 점이 강한 인상을 준다”며 “전후 70년이 지나서 전몰자 추도와 평화의 계승에 위구(危懼, 염려하고 두려워함)의 뜻을 품고 있다는 증거”고 논평했다.

이 신문은 추도식의 발언 문안을 아키히토 일왕이 직접 썼으며 근래에서는 전년도에 썼던 내용을 그대로 쓰다가 이번에 이례적으로 내용에 변화를 줬다고 분석했다.

아키히토 일왕이 즉위 이후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추도식 외에서 쓴 것은 1992년 중국을 방문해 만찬을 할 때와 1994년 일본에 혼 한국 대통령(김영삼)과 궁중만찬을 할 때 인사말을 하며 언급한 사례가 있다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또 국민이 평화를 갈망한다는 내용을 추가한 것에서는 헌법에 따라 전쟁하지 않는 국가를 유지한 국민의 뜻을 의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일왕의 이번 메시지는 14일 발표한 전후 70년 담화에서 일본의 가해 행위를 분명히 밝히지 않고, 안보법안을 밀어붙여 위헌 논란을 겪는 아베 총리에게 정치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헌법이 일왕을 국가의 상징, 일본 국민통합의 상징으로 규정한 것에서 엿볼 수 있듯이 일본인은 일왕의 일거수일투족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onlinenews@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