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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할리우드 사로잡은 ‘5분의 마법’, 우경민 감독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자니 익스프레스’(Johnny Express)는 제가 이제껏 본 단편 애니메이션 중 가장 뛰어난 작품입니다.”

지난 5월, ‘미니언즈’의 홍보 차 한국을 찾은 크리스토퍼 멜라단드리 일루미네이션 회장은 깜짝 발표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명 애니메이션 제작사인 일루미네이션과 국내 대표 시각특수효과(VFX)업체 모팩앤알프레드가 우경민 감독(31)의 단편 애니메이션 ‘자니 익스프레스’를 장편으로 만들기 위해 손 잡은 것이다.

‘자니 익스프레스’는 우주의 택배기사 ‘자니’가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외계인들이 사는 행성에 물건을 배달하러 갔다가 벌어지는 해프닝을 담은 작품이다. 5분 남짓 짧은 애니메이션은 지난해 온라인에서 한바탕 유명세를 치렀다. 유튜브에서 공개된 지 5일 만에 200만 뷰를 기록했고, 누적 1000만 뷰를 돌파하며 전 세계 네티즌들을 매료시켰다.

“유튜브보다 비메오(Vimeo)에 영상을 먼저 올렸는데, 이틀 만에 제작사에서 연락이 왔어요. 영상을 공개한 지 10시간 만에 운 좋게도 메인에 게시된 덕분이었죠. ‘자니 익스프레스’를 시리즈로 발전시킬 수 있겠다 싶었지만, 장편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었어요. 제안이 부담도 됐지만 기쁜 마음이 더 컸죠.”

‘지구 안에서 살면서 생긴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은 뭘까’라는 질문에서 ‘자니 익스프레스’는 출발했다. 외계인을 만난다고 가정했을 때 외모나 언어의 차이부터 떠올리기 쉽지만, 우 감독은 ‘사이즈’가 다를 때 벌어질 수 있는 일에 초점을 맞췄다. 그저 작은 수준이 아니라,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외계인이다. 그렇다보니 자니가 택배 배달 차 행성에 도착해 벌이는 무심한 행동들은 예상치 못한 폭소를 유발한다. 우 감독이 자니를 흔한 탐사대원이 아닌 택배기사로 설정하면서 극의 재미는 더 커졌다. 
[사진 제공=모팩앤알프레드]

놀라운 것은 우경민 감독이 제작사의 선택을 받은 것이 아니라, 그가 제작사를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당시 워너브러더스, 파라마운트, 소니픽쳐스 등 할리우드의 내로라하는 유명 제작사들의 연락이 쇄도했다. 우 감독과 모팩앤알프레드 측은 ‘자니 익스프레스’와 정서가 비슷한 애니메이션으로 성공한 경험이 있는 일루미네이션을 파트너로 최종 결정했다. 지난해 여름, 양사 간의 스토리 개발에 대한 계약이 성사된 뒤, 우 감독은 장편 스토리의 기획안(트리트먼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애니메이션 업계가 전망이 좋지 않다는 건 예전에도, 지금도 늘 나오는 얘기죠. 그렇지만 실력을 배신하지 않는 업계라는 건 확실해요. 적어도 실력이 있는데 인정받지 못하는 일은 없어요. 실력을 쌓기 위해 가장 중요한 건 아무래도 ‘끈기’겠죠. 노력하는 자가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고들 하는데, 즐기는 자 위에 끈기 있는 자가 있다고 생각해요. 끈질기게 버티면 결국엔 되더라고요.”

/ham@heraldcorp.com

▶우경민 감독은?=한양대 시각패키지디자인과 졸업/VDAS 아카데미 모션그래픽과정 수료/모팩앤알프레드 재직 중

▶‘자니 익스프레스’ 수상내역
-2014 제10회 웹애니메이션 페스티벌(WAF) - 대상
-2015 뉴욕어린이영화페스티벌 - 대상, 심사위원상
-2015 제9회 파리한국영화제 - 시나리오상
-2015 제19회 서울 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SICAF) 시카프 초이스상
-2015 칸국제광고제 사치&사치(Saatch & Saatchi) 뉴디렉터즈 쇼케이스(New Directors’ Showcase) ‘최고 인기 영상’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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