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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인이 된 소년 징용자…‘해방 귀국선 재현 행사’ 14일 부산서 개최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1945년 해방귀국선에 탑승해 부산항으로 돌아온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70년만에 또다시 해방귀국선에 오른다. 광복의 기쁨과 설렘은 70년전과 같지만 같은 배는 아니다. 전범 국가, 일본의 배가 아닌 우리나라 해군함정(1300t급)에 올라 그날의 감동을 다시한번 되새기게 된 것이다.

부산시와 부산문화관광축제위원회는 ‘1945년 해방 귀국선 재현’ 행사를 광복절 하루 전날인 14일 오후 4시 부산항 자갈치 일원에서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지금은 고령의 나이가 된 귀국선 탑승자들과 유가족들이 함께한다. 귀국선에 탑승할 탑승객은 250명. 1945년 해방귀국선 탑승자는 총 10여명, 이외에도 수십명의 유가족들과 귀국선과 관련한 애틋한 사연을 가진 이들로 구성됐다. 또 귀국의 기쁨을 표현할 연극배우 50명, 그외에 참여를 희망한 부산시민들이 해방귀국선에 탑승한다.

귀국선 탑승자들은 당시 나이가 3~5세의 어린 나이였지만 지금은 70대 중반의 나이를 맞았다.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올랐던 귀국선에 이젠 자녀들과 손자ㆍ손녀의 손을 붙잡고 오르게된 것이다.

해방귀국선이 부산항 자갈치에 도착하면 1000여명의 시민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이들을 맞이한다. 귀국선 탑승객들이 배에서 모두 내리면 환영나온 시민들과 함께 어울려 귀국 환영 퍼레이드를 펼친다. 퍼레이드는 취타대, 군악대, 의장대, 민간 예술단체가 참여한다. 행렬은 부산항을 출발해 광복로를 거쳐 용두산 공원에 최종 집결해 축제 한마당을 펼친다. 용두산 공원에서 열리는 축제한마당은 각계 인사들의 기념사에 이어 축하공연, 퍼포먼스, 합창 등으로 분위기를 달군다.

부산문화관광축제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해방귀국선 재현행사는 일제의 침략만행과 나라를 빼앗기고 강제로 징용됐던 우리 역사의 아픔을 젊은세대들에게 알리고 잊지 않도록 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부산시민의 힘을 모으고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부산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과거의 아픔과 상처를 화해와 상생의 미래를 만들어가는 시민축제로 승화시키고, 더불어 장년으로 성장한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로의 전진을 표출하는 축제의 장을 연출할 계획이다”며 “광복절이 나라를 되찾은 기쁨과 감격을 되새기는 의미 깊은 날이 될 수 있도록 귀국선 재현행사와 다양한 경축행사에 참여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일제에 의해 강제징용된 피해자는 약 500만명. 강제징용자들은 주로 군인, 노무자, 군 위안부 등으로 처참한 생활을 하다가 광복 이후 이들 중 일부만이 귀국선에 올라 부산항을 통해 고국 땅을 밟았다. 해방 귀국선 1호였던 우키시마호는 부산항으로 향하던 중 침몰해 한국인 수천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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