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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고차 감가율 낮추는 키워드3…SUV, 무채색, 기아차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신차를 3년 후 중고차로 팔 때 얼마나 가격이 내려갈까?‘

신차 구입을 고려중인 직장인 A씨(34)는 중고차 매매 사이트를 들락거리며 중고차 감가율 등 정보를 수집중이다. 차는 목돈이 한번에 투입되는 대형 소비재일 뿐만 아니라, 구입함과 동시에 가격이 확 떨어지는 특성이 있어 중고차 시세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최근에는 차 교체 주기가 매우 짧아져, 2~3년 단위로 중고차로 교체해 타는 사례가 늘었다.

최근 기아차가 8월에 신형 K5를 구매한 고객에게 ‘중고차 가격 보장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로 한 것도 중고차 시장에서 시세가 신차 구매 시 매력 포인트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기아차는 신형 K5 개인 구매 고객에게 1년 75%, 2년 68%, 3년 62% 등 국내 최고 수준의 중고차 가격을 보장한다고 밝혔다. ‘중고차 매매 시 감가율이 낮은 차’는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신뢰를 갖춘 차량이라는 의미도 된다. 때문에 신차 구매 전부터 어떤 차가 중고차로 잔존가치가 높은지 알아두면 꽤 유용하다.

연식ㆍ주행거리+α=중고차 시장에선 차의 연식과 주행거리가 1차적으로 가격대를 가른다. 자동차 오픈마켓 SK엔카에 따르면, 매물로 나온 현대차 아반떼를 기준으로 차령(나이) 1년차는 (신차 소비자가 대비)70.9%의 잔가율을 보였고, 2년차는 66.4%, 3년차는 59.1%였다. 통상 주행거리 10만km 이하 차령 5년 미만의 차가 중고차로 팔기 좋다고 하는데, 5년이 넘어가면 일단 신차가의 절반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다 10년차엔 25% 이하로 떨어진다. 중고차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차들은 구입과 동시에 급격히 가격이 떨어진다. 1~2년차 감가율은 엇비슷하지만, 이후엔 차종, 브랜드에 따라 다르게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SUV 감가율 ‘최저’, 대형차 ‘최고’=SK엔카가 차종별 시세를 취합한 자료에 따르면, 가장 감가율이 낮은 차종은 SUV<표 참조>였다. SUV의 2012년식 국산차 기준 감가율은 평균 31.8%로 나타났다. 평균 감가율이 43.1%인 대형차에 비해 10% 넘게 감가율이 낮았다. 최근 SUV 인기와 맞물려, 수요가 많은 만큼 중고차 가격도 높게 책정되고 있는 것.

현대차 투싼 ix는 2012년식이 1767만원으로 거래돼, 30.2% 감가율을 보였다. 같은 연식의 기아차 뉴 소렌토 R은 2364만원으로 감가율이 17.8%에 불과했다.

SUV 다음으론 경차(36.95)-소형(37%)-중형(43.1%)-대형차(43.1%) 순으로 감가율이 나타났다. 대형차일수록 감가율이 높다는 인식이 수치상으로도 증명된 것. 경차는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차종이라 매매회전율이 빠르고 시세 변동이 적었고, 대형 세단은 수요가 상대적으로 적고 연식이 지날수록 유지비가 많이 드는 단점이 감가에 작용했다.

예를들어 2012년식 기아차 올 뉴 모닝은 795만원으로 감가율이 36.3%였다. 소형급 인기 차종인 뉴 SM3 RE는 1179만원으로 38.6%의 감가율을 보였다. 중형급에선 현대 YF쏘나타 Y20 프리미어가 1487만원으로 45.5%, 대형급 에쿠스(신형) VS380 럭셔리 모델이 3587만원으로 감가율 46.8%였다. 
일산지역 한 중고차 전시장.

차의 얼굴인 브랜드도 감가에 영향을 미치는 주 요인이다.

2012년식 기준으로 국산차 중에선 기아차가 35.4%로 가장 감가율이 낮았다. 다음으론 현대차(36.5%), 르노삼성(39.1%), 쌍용차(39.5%), 한국GM(39.7%) 순이었다.

수입차 중에선 2012년식 기준 가장 감가율이 낮은 브랜드는 아우디(38.9%)였다. 뒤이어 폭스바겐, BMW, 벤츠, 닛산 순이었다. 다만 2014년식 기준으로는 순위가 엇갈렸다. 가장 감가율이 낮은 브랜드는 벤츠, BMW, 아우디, 닛산, 폭스바겐 순이었다.

무채색車 감가율 낮아=중고차 소비자들의 색상 선호도는 무채색(흰색, 검정색, 은색, 쥐색 등)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

특히 대형차로 갈수록 무채색 비중이 높았다. 중고차 시장에 나온 경차는 71.2%가 무채색이었지만, 대형차는 95.9%에 달했다. 즉, 튀는 색의 차를 구입하면 중고차로 되팔 때 시장 수요가 적어 가격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대형차의 경우 같은 연식, 유사한 상태라는 가정하에 색상에 따라 차량 간 최대 300만원까지 벌어졌다. 현대차 제네시스는 흰색, 검정색 대비 은색은 200~300만원가량 가격이 떨어졌다. 중형차 중 LF 쏘나타 터보는 진주색이면 30만원을 더 받을 수 있지만, 레밍턴 레드 등 튀는 색상은 120만원이 깎였다.

반면, 경차나 소형차는 튀는 색상 수요가 많아 색상별 감가는 크게 차이가 안났다.

▶담배냄새 나고 바닷가 근처살면 가격 ‘뚝’=그외 같은 조건이라면 차량 관리 상태가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엔진오일이나 워셔액 등 차량 소모품을 주기별로 교체한 이력 남아있는 경우 중고차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차량 내 흡연 냄새만으로도 가격은 확 떨어진다. 바닷가 근처에 살거나 흔적이 남은 차량도 가격이 다운될 수 있다.

SK엔카 관계자는 “전 차주가 남자였는지 여자였는지 선생님인지 영업사원인지, 나이가 30대였는지 50대였는지에 따라서도 가격책정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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