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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대‘ 숨마 쿰 라우데’수상비율 대폭 제한…집단커닝·취업사관학교 오욕…대학가 대대적 ‘학점 다이어트’
서울대가 올해 2학기 학점이 우수한 졸업생에게 주는 ‘숨마 쿰 라우데(summa cum laude)’ 수상 비율을 제한하는 등 하반기 대학가에 ‘학점다이어트’ 열풍이 불고 있다. 수년 간 대학가에 만연한 ‘학점인플레’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평가에 맞춰 부랴부랴 제도를 바꾸기도 해 내홍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10일 교육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서울대 뿐 아니라 상당수 대학의 학점 인플레는 심각하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난 4월 일반대 176개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해 전체 조사 대학의 B학점 이상 취득 비율은 69.8%로, 이 중 A학점은 32.3%, B학점은 37.5%였다.

특히 지난 해 8월과 올해 2월 졸업생의 경우 B학점 이상에 해당되는 ‘백분율 80점 이상’ 학생은 90.9%에 달했고, 반대로 70점 미만의 학생은 0.3%에 불과했다. 금강대, 대전가톨릭대, 수원가톨릭대, 영산선학대, 울산과학기술대, 중앙승가대, 포항공과대 등 8곳은 졸업생 전원이 80점을 넘기도 해 학점 인플레가 심각한 상황이었다.

이같은 학점인플레는 대학이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좋은 학점을 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구잡이로 도입하면서 나타났다. 교수가 학점 부여 비율에 얽매이지 않고 자율적으로 성적을 줄 수 있도록 하는 절대평가제도나, 중간고사가 끝난 이후 학점이 좋지 않다고 여겨질 경우 쉽게 수강을 철회할 수 있는 제도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좋은 학점을 받기 위해 대학생들이 집단으로 컨닝을 하는 등 부정적 사례가 나타나면서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이어졌다. 지난 4월 서울대에서 발생한 교양과목 집단 컨닝 사건이나 최근 전남 여수 2년제 한영대학에서 학생들의 취업을 부풀리고 허위과장자료를 배포했던 일이 대표적 사례다. 상황이 이렇자 지난 해 말 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 평가지표에 대학별 성적분포와 엄정한 성적부여를 위한 제도 운영을 포함하기로 확정발표하는 등 교육당국이 과도한 성적인플레에 철퇴를 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당수의 학교에서 교육부 발표에 맞춰 갑작스럽게 제도를 개선하는 바람에 반발이 크다. 경희대는 지난 해 말 ’강좌별 평균 점수를 3.0 이하로 맞추라‘는 지침을 내렸다 학생들의 반대로 철회했고, 한국외대 역시 지난 해 이미 평가가 끝난 학생들의 성적을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로 바꾸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가 현재까지도 비난을 사고 있다.

서울대의 이번 조치 역시 내부적으로는 환영받는 것처럼 보이나, 여전히 취업에 학점이 주요요소인만큼 ‘역차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서울대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은 “학생 수가 적은 학과는 수석을 해야만 최우등졸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일부 학과에 불리한 제도가 될 수 있다”며 “단대별로, 학과별로 운영하는 방식을 고려하고, 수강철회 방식 등을 개선해야 제도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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