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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병호, 그가 치면 역사다
‘국민거포’ 박병호(넥센ㆍ29)의 배트는 쉬지 않는다.

박병호가 9일 열린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투런홈런을 터뜨리며 국내 프로야구 사상 두번째이자 국내 선수로는 처음으로 4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1호는 두산의 거포 타이론 우즈(1998~2001).

박병호는 9일까지 팀이 치른 100경기에 모두 출전해 37홈런-101타점을 기록했다. 이로써 박병호는 LG에서 넥센으로 둥지를 옮긴지 2년째인 2012년부터 4년 연속 30홈런-100타점을 돌파하며 진정한 국민거포의 위용을 과시했다.

타격의 팀 넥센의 간판타자 박병호지만, 올시즌 그의 활약이 과연 지난해 만큼 폭발적일지 장담하기 어려웠다.

박병호를 뒤에서 받쳐주던 ‘40홈런 유격수’ 강정호가 메이저리그 피츠버그로 이적했기 때문에 상대팀의 견제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됐다. 3년 연속 홈런-타점 타이틀을 독식한 박병호에게 좋은 공을 줄 투수는 없다. 하지만 넥센은 유한준 김하성 김민성 윤석민 등이 일제히 뛰어난 성적을 거뒀고, 상대팀은 박병호 견제에 올인할 수 없었다. 박병호 본인도 까다로운 볼을 홈런으로 연결시킬 수 있을 만큼 타격기술도 한단계 발전해있었다.

데뷔이래 가장 높은 3할4푼4리의 타율은 박병호의 진화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홈런이 여의치않으면 안타로 출루한다. 까다로운 바깥쪽 변화구나 몸쪽 직구는 홈런이 아닌 안타로 만들면 된다. 물론 이 조차도 박병호의 배트에 제대로 걸리면 담장을 넘어가지만….

박병호는 9일 현재 홈런 37개, 타점 101개(공동 1위), 최다안타(133개)로 선두에 올라있으며, 장타율과 득점 부문 2위다. NC의 ‘효자 외국인선수’ 에릭 테임즈가 커리어 하이의 기세로 맹추격을 하고 있지만, 박병호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달려나간다.

박병호는 특히 고교시절 야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재능이 묻힐 뻔했던 위기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더욱 돋보인다.

성남고 시절 4연타석 홈런으로 초고교급 타자라는 극찬을 받았던 박병호는 2005년 LG 유니폼을 입었다. 큰 기대를 모았으나 출장기회를 많이 잡지 못했고 한번도 두자릿수 홈런을 기록하지 못했다. 결국 ‘미완의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달고 2011년 넥센으로 트레이드됐으나 이것이 ‘거포 박병호’가 탄생하는 계기가 됐다. 늘 불안하게 타석에 섰던 박병호에게 넥센 벤치는 무한신뢰를 보냈고, 이는 그의 거포본능에 불을 지펴줬다.

이제 박병호는 4년 연속 홈런-타점 타이틀 획득을 향하고 있다. 뿐만아니라 지난해 놓쳤던 생애 첫 우승도 빼놓을 수 없는 목표다. 순조롭게 시즌을 마친다면 더 큰 무대로 옮길 가능성도 높다. 강정호를 데려간 피츠버그가 대박을 터뜨렸고, 강정호와 함께 박병호를 주목하고 있는 메이저리그의 팀들은 보기 힘든 ‘아시아산 거포’의 영입을 저울질하고 있는 중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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